새 정부가 출범하는 첫해 국내 주요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올해 전체 투자규모(R&D 포함)를 지난 2012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상향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 67개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기업경영 전망 및 기업투자 현황조사'에 따르면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3년 연구개발을 포함한 전체 투자규모와 관련해 41.9%가 2012년 대비 1~10% 상향하겠다고 응답했고 11~19% 상향과 20% 이상 상향한다고 응답한 기업도 각각 3.2%씩이었다. 또한 2012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도 22.6%여서 전체 기업의 70.9%가 투자를 늘리거나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셈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목표 역시 2012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 비중이 높았다. 2013년 매출목표를 상향한다는 비중이 79.0%에 달했으며 영업이익도 2012년 수준 유지 또는 상향이 96.8%를 차지했다.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이 같은 공격적 행보를 밝히는 것은 해외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일 신년하례회에서 "투자를 늘릴 수 있으면 늘리겠다"고 말했고 LG는 6일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20조원을 올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를 위해 준비했던 자금을 올해 항공과 우주산업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경기부양 등 투자여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투자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비중이 무려 62.3%를 차지한 것이 단적인 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임희정 박사는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새 정부의 기업정책에 따라 투자의지가 지속될 지 아니면 움츠러들지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