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발간 예정인 '2010 국방백서'에 '주적(主敵)'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군 고위관계자는 이날 "올해 국방백서에 '북한은 주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이미 내부적으로 북한군을 주적으로 표기하고 대외적으로는 북한군을 '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백서에 넣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안보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어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군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국민적 비난의 공감대가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분명히 못박아 장병들의 정신교육에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국방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국방백서에 주적이라는 직접적 표현은 없지만 주적이라는 의미가 분명하게 담긴 더 강한 표현이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백서에는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핵심적인 위협세력' 등의 표현으로 북한이 주적임을 명확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서 외에 군 내부자료에서는 현재 북한을 '제1의 적' 혹은 '핵심적인 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적 개념은 지난 1994년 제8차 실무 남북접촉에서 박영수 북한 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온 뒤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국방백서 이후 '직접적 군사위협'과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대체됐다.
이어 2008년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증강, 군사력 전방배치 등은 우리 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다"라는 표현으로 주적 표시를 대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