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진실게임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 제삿날이여서 가족회의도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귀국을 연기했습니다. 정창신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갈등이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고령인 신격호(94) 총괄회장의 경영판단 능력을 두고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한국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1년 반쯤전에 골절 수술을 받아 일시적으로 휠체어를 탔지만, 지팡이로 걸을 수 있다”며, “경영자로서의 판단능력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한국 롯데그룹 측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과 관련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지난 27일 신 전 부회장이 임의로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리고 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중요한 이유는 구두로 내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의 해임 지시의 효력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 회장 측에서는 “구두 해임은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인사는 보통 구두였으며, 서류에 사인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주장했습니다. 구두 지시는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관행이라는 얘깁니다.
양측은 신 총괄회장이 구두와 문서로 내린 해임 지시에 대해서도 ‘불법’과 ‘관행’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을 매듭지을 일본 롯데홀딩스의 우리사주 향방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와 자산 관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롯데홀딩스 의결권 33%와 32% 이상의 우리사주를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며, 주총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신 회장 측에서도 12%의 우리사주도 우호세력이며, 의결권 50% 이상 확보했다는 입장입니다.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 롯데가(家)에서는 긴급 가족회의가 열릴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신 총괄회장의 부친 제삿날이 오늘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입국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씨를 비롯해 신영자 롯데복지재단이사장, 신선호 산사스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반(反) 신동빈’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신선호 산사스 사장
(어떤분 더 지지하세요?)
“나는 관계없어요.”
(신동주 전부회장 더지지하세요?)
“본인한테 물어보세요.”
(신격호 총괄회장님,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네. 그럼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늘 예약했던 항공편을 모두 취소하고 귀국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가족모임에 불참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등 나머지 가족들과의 갈등이 이미 돌이킬수 없는 상황까지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창신입니다.
[영상취재 신귀복 영상편집 박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