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24ㆍ하나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희영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그랜드 사이프레스 골프장(파72ㆍ6,51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가 된 박희영은 7언더파 281타를 친 공동 2위 산드라 갈(독일), 폴라 크리머(미국)를 제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08년 LPGA 투어에 진출한 박희영은 미국 무대에서의 첫 우승으로 2011시즌 피날레를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50만 달러로 이번 시즌 내내 벌었던 35만1,781달러보다 많다. 3라운드까지 갈과 7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린 박희영은 4라운드 내내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먼저 4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주춤한 모습을 보인 박희영은 곧바로 5,6,8번 홀에서 차례로 버디를 낚아 역전에 성공했다. 갈이 8번 홀(파3)에서 1타를 잃어 둘의 격차는 3타 차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올해 3월 KIA 클래식에서 신지애(23·미래에셋)를 상대로 1타 차 역전 우승을 일궈낸 갈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박희영이 8번 홀 버디를 마지막으로 파 행진을 계속하는 동안 갈은 13,1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기세를 올리던 갈은 15번 홀(파5)에서 1.5m 파 퍼트를 놓쳐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박희영은 이 홀에서 1.2m 파를 지켜내 다시 2타 차 리드를 되찾았다. 박희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배수구 쪽으로 날아가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세 번째 샷을 홀 1m에 붙여 연장전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갈을 낙담하게 했다. 박희영은 “많은 사람이 그동안 왜 우승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이제 나도 우승할 수 있다고 답하게 됐다. 꿈이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상금 랭킹이 32위에서 12위로 뛰어오른 박희영은 “핀 위치가 어려워 그린 위 플레이가 쉽지 않았다”며 “마지막 3~4개 홀이 남았을 때 부담이 컸지만 평소와 다름 없이 플레이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LPGA 대회 가운데 7월 US여자오픈(유소연ㆍ21ㆍ한화)과 10월의 사임 다비 말레이시아(최나연ㆍ24ㆍSK텔레콤)를 포함해 3승을 수확했다. 최나연이 LPGA 대회에서 한국(계)선수 통산 100승의 위업을 쌓았고, 200승으로 가는 첫 걸음은 박희영이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나연은 6언더파 282타를 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2언더파 286타로 미셸위(22ㆍ나이키골프), 크리스티 커(미국)와 함께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박희영의 우승을 전하는 LPGA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