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4월 03일] 밀국낙지를 아시나요?

국민들이 즐겨 먹는 과자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유명 제과사 제품이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정확한 원인이 생산과정에 대한 감독부실 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비자로서는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떨치기 어렵게 됐다. 바깥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손님이 남긴 음식이 그냥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멀쩡한 음식이 버려진다는 것은 선진국형 음식문화도 아니고 우리 정서와도 맞지 않으며 실용주의 가치관에도 상치된다. 본격적인 웰빙 시대에 접어들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요즈음이다. 손님의 기호와 요구에 따른 맞춤형 음식 제공, 남은 음식에 대한 실용주의적 대안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차제에 먹거리와 관련해 건전한 국민운동이라도 펼쳐지길 기대한다. 먹거리 얘기가 나왔으니 서해안 특유의 맛을 소개하고 싶다. 서해안에서 맛볼 수 있는 많은 해산물 중에서도 밀국낙지는 일품이다. 밀국낙지란 박속과 대파ㆍ마늘 등을 넣고 끓인 국물에 갯벌에서 잡은 산낙지를 통째로 넣어 샤브샤브처럼 먹다가 밀국(수제비ㆍ칼국수)에 넣고 조리한 것을 말한다. 지상파 방송을 통해 익히 알려진 밀국낙지 맛은 수입 낙지나 오랜 기간 수족관에서 보관했다 건져 올린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밀국낙지의 맛은 자연의 보고인 갯벌이 제공하는 맛이다. 자연의 맛을 즐기려면 청정해역을 잘 지켜야 한다. 청정해역의 갯벌이 살아야 낙지도 함께 살아남는다. 그래야 밀국낙지의 맛과 갯벌의 멋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서해안으로 쏟아진 검은 기름은 해안 곳곳으로 번졌다. 오늘도 서해안에는 한 줌의 기름이라도 걷어내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하지만 서해안의 맛과 멋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이전과 달리 발길이 뜸한 편이다. 다행히 청정해역에서 나는 밀국낙지의 맛은 아직도 살아 있다. 밀국낙지는 봄철이 제격이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분들이 자원봉사도 하고 관광도 하면서 밀국낙지도 함께 즐기신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웰빙과 맛의 향연지’ 서해안으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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