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년] <상> 다시 본 우리 원전

7.0 강진 견디게… 해안방벽 높이고… 안전성 업그레이드<br>강진 땐 원자로 자동정지, 자체 비상 발전기도 갖춰<br>방수형 배수펌프 설치 등 모든 원전 침수 방호조치<br>냉각장치 보호 만전 기해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원자력발전소 전경.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고리 원전을 포함해 모든 국내 원전에 침수 방호 조치를 하는 등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지난해 3월11일 오후2시48분. 일본 동해안에서 리히터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북동부 지역은 초토화됐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돼 방사성 물질이 토양과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일본 국민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전세계는 원전 공포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11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2호기의 사용 후 원료저장고 건물은 지금도 피폭량이 시간당 220m㏜에 달한다. 작업자의 연간 노출한도가 50m㏜다. 여전히 사람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사건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도 후쿠시마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원전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전은 추가로 얼마나 보강작업을 했는지, 우리나라 원전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2회에 걸쳐 알아본다.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신고리 원전. 이곳은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같이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작업은 최고 수준의 안전도를 위한 것이라고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설명한다.

실제 정부는 후쿠시마 사태 이후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직접 점검하고 다양한 대비책을 이행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원전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해안방벽 높이고 배수펌프 설치=한수원은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피해가 커졌던 것은 쓰나미에 따라 발전소 주요 설비가 침수되고 냉각장치가 망가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차적으로 지진에 따른 타격도 있었지만 냉각장치 등이 물에 잠기면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쓰나미에 대한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리원전의 해안방벽을 다른 원전 수준인 10m로 증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설계용역을 완료해 올해 12월까지는 공사를 끝마칠 예정이다.


또 국내 모든 원전에 오는 2014년까지 침수 방호조치를 하기로 했다. 비상전력계통 및 안전설비의 침수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구조물을 내진방수문으로 바꾸고 환기구 등에 침수 방호조치를 취하는 내용이다. 방수형 배수펌프는 설계용역을 통해 2013년까지 설치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각종 사고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원전별로 '중대사고 관리지침서'를 만들어 직원에게 이를 교육,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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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모든 냉각기능이 작동불능 상태에 빠져 원자로의 연료가 녹는 최악의 경우에도 수소폭발 방지용 수소제거 설비와 실시간 수소농도 감시기를 추가 설치하는 등 설비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진에는 원자로 자동정지=교육과학기술부는 이미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했다. 지난해 3월23일부터 한 달간 국내 전원전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한 것. '지진 발생→대형 해일→전력 차단→대형 원전사고'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6개 분야 27개 항목을 따져봤다.

조사 결과 지진에 따른 건물 등 구조물의 안전성 분야는 과거 지진기록 및 지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을 때 최대 지진뿐만 아니라 안전 여유도를 추가해 설계,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강진 발생시에는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돼 있다.

또 국내 원전은 독립된 다중 시스템으로 설계돼 이중의 외부전원과 내부의 공급전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외부 전원 공급중단에 대비해 각 원자로당 2대의 비상발전기와 발전소별 대체 비상발전기도 갖고 있다.

원자로 냉각계통의 침수에 따른 전력공급 중단시에도 증기를 이용해 터빈구동 보조급수펌프를 작동시켜 자연순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 교과부의 설명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원전의 안전성이 검증됐지만 후쿠시마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추가로 안전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발전소 내 모든 전원을 쓸 수 없게 돼 원자로 및 사용 후 연료의 냉각이 불가능할 때에 대비해 비상 발전차, 소방차 등을 대기시켜 어떠한 경우에도 원자로 운전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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