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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가 새해 첫날 일제히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발언을 꺼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건국 70주년이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 전 대통령의 50주기가 되는 해로 정치권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일 새해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우리나라엔 굴곡, 질곡의 역사가 많은데 (이를) 다 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고 전직 대통령들의 '공'에 대한 더 높은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재평가의 필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묘소 참배까지 차례로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다들 이 국립묘지에서 다른 묘소는 참배하면서 이 전 대통령은 외면해왔다"며 "올해부터는 우리부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제일 먼저 (이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게 됐다. 기분이 되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건국 대통령이고 우리 민족사 최초로 자유민주선거를 실시했던 정권이었다"며 "또 한국전쟁 때 외교력을 발휘해 우리나라가 공산화되는 것을 막았던 정말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역사적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이제는 역사적 재평가를 받게 노력을 할 시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발언과 달리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역사적 평가는 후세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역사는 공과(功過)가 같이 있다. 명암(明暗)이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분명히 건국에 공이 있다. 그러나 또 10년 독재의 시발(始發)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지만 야당은 들르지 않을 것을 두고 "한 번도 거기 가본 적이 없다"며 "관행적으로 우리는 (현충원) 왔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돌고 4·19 민주묘지로 가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데 대해 "잘했다. 칭찬 받을 만하다"면서 "나는 아직 그런 용기가 없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내가 당직을 다 놓으면 나도 한 번 가고 싶다. 거기(이 전 대통령 묘역)도 가고 싶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야 지도부가 잇달아 재평가 발언을 쏟아냄에 따라 올해 어느 때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19일 50주기를 전후해 대규모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고 어느 때보다 개헌 요구가 커지고 있어 과거 '사사오입' 개헌 논란 등을 일으킨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