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는 6일(현지시간) 한국 투자자들이 올 상반기에만 해외 부동산 매입에 약 54억달러(6조원)를 지출, 이미 지난해 전체 투자액(20억달러)의 배가 넘는 금액을 해외자산 매입에 썼다고 보도했다. 올봄 한국에서 해외로 투자된 자금의 약 39%가 부동산 매입에 활용되는 등 전체 투자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늘고 있다.
WSJ는 지난 6월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중심이 된 투자펀드가 미 워싱턴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워싱턴하버빌딩을 매입한 점 등을 들며 "최근 한국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뭉칫돈을 들여 해외 랜드마크를 공략하는 신규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2년여 전 북한 김정은 정권이 등장한 이래 한반도 경색국면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점을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로 나서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으며 김정은 정권의 위협이 거셌던 지난 봄 들어 저평가된 선진시장에서 자금집행 규모를 괄목할 만하게 늘려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한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공략에 김정은이 한몫한 것인지도 모른다"면서도 "(높아진 투자여력 등으로) 앞으로도 한국인들은 글로벌 부동산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문은 한국 부동산시장의 침체 기조를 해외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지는 다른 요인이라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