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보험사 금리는 제자리 걸음이다.
공시이율은 은행 예금과 비슷한 상품인 저축성 보험에 적용되는 금리로 매달 초 공표된다. 보험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공시이율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2~3달 정도의 시차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최근 시중금리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을 비롯한 11개 주요 생명보험사의 2월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은 변동이 없었다.
삼성생명의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은 지난달과 같은 연 4.9%였으며 교보생명도 연 4.9%로 변함이 없었다. 대한생명은 오히려 지난달 연 5.0%에서 이달 연 4.9%로 공시이율을 낮췄다.
이 밖에 신한∙알리안츠∙AIA∙녹십자∙우리아비바∙동부∙미래에셋∙하나HSBC생명 등도 공시이율에 변동이 없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국고채, 회사채, 정기예금 금리 등을 반영해서 만들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이 바로 공시이율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공시이율 인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2~3달의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보험사들이 저축성 보험 판매의 호조로 굳이 공시이율 인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지난해 10월 연 3.4%대에서 최근 연 4.4%대까지 상승하면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4.4%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금융권 수신상품의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음에도 보험사의 저축성 보험상품의 공시이율만 제자리 걸음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