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립공원관리공단 '규제완장' 벗고 지역경제 도우미로

농수산물 직거래장터등 개설 주민 소득향상 기여<br>'생태관광' 활성화 年1조5000억 경제파급 효과<br>작년 13만명 일자리 창출…36%가 지역주민 몫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생태관광프로그램인 멸치잡이 체험에 참여한 관광객과 멸치잡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변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동안 우리나라 산과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 관리하면서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들과 지역주민에게 자연을 지키기 위해 하지 말라고 규제만 하는 기관으로 비쳐져왔다. 하지만 규제기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의 경제활동을 돕는 사업을 벌이고 생태관광 활성화와 둘레길 조성 등으로 생태자원 훼손은 억제하면서도 관광사업을 통한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는 경제기관의 하나로 거듭나고 있다. 엄홍우(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산업연관표를 이용해 6개 국립공원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연간 1조6,000억원의 지역경제 생산 파급효과와 2만3,000명의 고용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최근에는 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국립공원 지정신청을 해오는 등 지역사회 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인식돼온 국립공원이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밀착사업으로 지역경제 견인=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민과 함께 하는 공원관리라는 정책의 전환을 통해서 국립공원 보전은 원칙적으로 하되 지역주민을 공원관리의 파트너로 참여시키고 아울러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단은 지난해부터 연간 1,000만명이 방문하는 북한산국립공원에 농수산물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공원지역 주민인 농어민의 소득 증대를 돕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포장재를 디자인해 보급하고 판매를 위한 온라인 홈페이지도 개설해줬다. 지난 3월에는 코레일유통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터넷 쇼핑몰과 전국 주요 기차역 매장에서 국립공원 특산물을 판매하도록 했다. 아울러 치악산국립공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마을주민들과 마을발전방안을 함께 기획해 '새농어천 건설운동 우수마을'로 선정되고 5억원의 기금을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 내 지역주민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줬다. 지난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3만명의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했는데 그 중 36%가 국립공원 지역주민에게 돌아갔다. ◇생태관광실시로 탐방문화 바꿔=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부터 생태관광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비자향 가득한 백암산으로 떠나는 여행'과 '이 충무공의 얼을 찾아 떠나는 한산도 역사여행'처럼 자연생태ㆍ역사문화ㆍ해안생태ㆍ팜스테이ㆍ템플스테이 등 총 378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아토피나 천식과 같은 환경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숲 치유' 프로그램 등도 새롭게 등장했다. 생태관광은 세계적으로 매년 20~30%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12년까지 약 645조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1조5,000억원, 2012년에는 8조5,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태관광은 관광객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지역경제에는 이익을 가져오며 등산을 대체하는 새로운 탐방문화로 각광받으면서 생태자원 훼손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국립공원 생태관광은 2009년 170억원의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가져왔다"며"경제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인식을 변화시켜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커다란 효과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앞으로도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생태관광을 개발해 지역주민의 고용, 소득창출 효과를 더욱 크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을 생태관광 해설사로 양성해 지역주민이 생태관광을 담당하는 새로운 지역협력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또 탐방객들이 산 정상에 오르는 '정상 정복형' 탐방은 탐방로를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도 파괴하는 만큼 공단은 둘레길 조성을 통해 탐방객들이 공원 저변을 이용하는 저지대 탐방문화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에 시작한 북한산 둘레길은 올해 전체 63㎞의 50%를 조성해 내년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치악산과 계룡산에도 2019년까지 총 770억원을 들여 둘레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엄 이사장은 "탐방문화를 바꾸고 탐방객들이 산 아래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면 국립공원의 생태환경도 살리고 둘레길 주변 지역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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