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 의장-권 부총리 경제정책 '온도차'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과 권오규(權五奎)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경제정책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경기활성화의 필요성과 정부의 역할 문제에 대한 당정간 이견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권 부총리의 취임 예방인사 자리에서 재삼 확인된 것. 최근 `서민경제 우선론'을 내세우고 있는 김 의장은 권 부총리를 만나자마자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자는 것은 정부가 사라져야 한다는 논리와 다름없고, 이 같은 논리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인 셈. 김 의장은 이어 "당과 정부는 가끔 쳐다보는 시선은 다를 수 있지만 2인3각으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며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안된다는 정부입장을 존중하지만, 서민경제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5.31 지방선거 결과를 거론하면서 "국민은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당을 심판한 것"이라며 "정부의 경제수장이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뒷받침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입장이) 맞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기초체력이있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도 목이 마를 땐 청량음료도 마시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권 부총리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당과 함께 하겠다"며 일부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경기활성화 대책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반박인 셈이다. 권 부총리는 오히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고, 우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며 "당과 정부가 한마음으로 협력하자"고 김 의장의 허를 찌르는 모습까지 보였다. 김 의장은 "옳으신 말씀이지만 국민의 걱정도 많으니 정부가 감추지만 말고 국회에 보고하고, 보완대책도 세워야 한다"며 "정부도 FTA에 비판적인 시민사회를 적극적으로 만나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의 분위기가 어색해지는게 부담된 듯 배석한 이목희(李穆熙) 기획위원장은 "권 부총리는 아주 소신이 뚜렷해서 마음이 든든하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권 부총리와 서울대 상대 동기인 이계안(李啓安) 의장 비서실장은 "너희는 가난한 나라의 엘리트"라는 대학시절 은사의 말을 소개한 뒤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으니열심히 하자"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