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20 정상회의] G2의 엇갈린 위상

유럽위기에 힘 못쓴 美 푸대접<br>구원투수 부상 中은 목청 높여

이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미국과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 자리였다. 과거 세계의 지도자를 자처했던 미국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해 푸대접을 받은 반면 유로존의 구원투수로 떠오른 중국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3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외환을 무기로 유럽에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을 그저 씁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칸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잇따라 만나며 유로존 위기해법을 모색했지만 미국 언론들마저 유럽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만큼 그가 이번 회의에서 '주연'보다는 '조연'이라고 꼬집었다. 재선운동에 돌입한 후 처음 국제무대로 나온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유럽 지도자들에게 신속한 경제위기 해법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미국도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탓에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는 말은 입밖에 꺼내지도 못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마셜플랜을 통해 유럽 재건에 막대한 도움을 주고 지난 1990년대 아시아와 멕시코 위기 때 대규모 구제금융을 주도했던 미국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반면 중국은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유로존의 구세주로 떠오르면서 후진타오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보다 이번 회의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후 주석은 국제통화기금(IMF) 통화결제수단인 특별인출권(SDR)에 포함된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다만 미국은 중국에 유연한 환율정책을 도입할 것을 촉구하며 위안화 절상을 압박했지만 이마저도 유로존 재정위기 의제에 파묻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컨설팅 기관인 스트레이트포의 조지 프리드만은 "미국이 비틀거리는 유럽에 대해 영향력을 굳이 가질 필요가 없다"며 "중국이 유럽은행에 1,5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면 더 큰 힘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