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구가의 서’ 최진혁, 인간을 사랑한 죄


천 년의 기다림이 쓰디 쓴 아픔으로 끝났다.

지난 9일 방송된 ‘구가의 서’2회에서는 구월령(최진혁 분)이 윤서화(이연희 분)의 배신으로 안타깝게 죽음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리산의 신수, 월령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월령은 이를 포기한 채 서화와 같은 인간이 되고자 했다.

“천 년 만에 처음으로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 인간여자를 만났네. 이 여자를 놓치면 난 또 다시 천 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몰라.”천 년 만에 찾아 온 사랑이기 때문이다.

신수가 인간이 되는 과정은 매우 힘들다. 백일 간 세가지 금기를 지켜야 한다. 살생을 금하고, 인간의 도움 요청을 거부하지 않고 인간에게 신수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를 잘 지킨다면 인간이. 하나라도 어기면 그는 천년악귀가 된다. 월령은 서화를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릎 썼다.

신수가 인간을 사랑한 것은 너무 큰 죄였나 보다. 인간이 되기 위한 고작 열흘을 남겨놓고 월령은 하나의 금기를 어길 수 밖에 없었다.


“손 대지 말라. 이 여인은 내 사람이다.”관군에게 끌려가는 서화를 지키기 위해 그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월령은 관군들에게 구미호의 발톱을 휘두르며 그들에게서 서화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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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수의 사랑만큼 인간의 사랑은 단단하지 못했다. 월령이 인간이 아니라 신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화는 두려워 그에게서 도망쳤다. 서화는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 관군에게 잡혔다. 심지어 그녀는 관군들에게 월령이 있는 비밀처소까지 알려주고 말았다. 믿었던 서화의 배신에 월령은 아팠다.

이제 월령은 하나의 금기를 깨뜨렸기 때문에 서화와 같은 인간은 될 수 없다. 천년악귀가 되느냐, 그대로 신수로 남느냐만 남았다. 월령이 그대로 신수로 남기 위한 방법은 그가 인간이 되는 방법처럼 어렵다. 그가 신수로 남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네가 인간이 되기로 결심하게 만든 그 여인이 자네 존재가 신수라는 걸 알고도 변함없이 자네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럼 자넨 안전하네.”이 방법은 이제 소용이 없다. 인간 서화의 사랑은 변했다.

“만에 하나 그녀가 자네를 배신한다면 그 때는 이 단도로 그녀의 심장을 찌르게. 그럼 자넨 천년 악귀가 되지 않고 예전처럼 그대로 이 산을 지키는 신수로 살아갈 수 있을 걸 세.”남은 방법은 이것 하나뿐이다. 천년악귀가 되지 않기 위해 사랑하는 여인의 심장을 찌르는 잔인한 선택만이 남았다.

“왜 그랬소. 사랑했는데.. 나 그대를 그리도 사랑했는데 어째서..” 그는 할 수 없다. 사랑하는 여자를 다치게 할 수 없다. 월령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서화가 그래야 했던 이유를 묻는 것뿐 이었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서화를 이해하고자 했다. 결국 월령은 서화를 죽이는 대신 자신이 천년악귀가 되는 것을 택했다.

월령이 원한 건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었다. 어쩌면 남들에게는 제일 쉬운 하나, 그러나 신수 월령에게는 어려운 이 단 하나는 사랑하는 여자에 의해 끝이 났다.

이 날 서화를 향한 월령의 애절한 사랑은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구가의 서’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2.2%로 월화드라마 1위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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