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단독 실손보험을 갱신하는 고객은 나이가 많아진 데 따른 자연 증가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중산층 이상이 주요 고객인 외제차 자기 차량 손해담보와 치아 보험료는 내년부터 최대 100% 인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월 출시된 단독 실손의료보험의 갱신 시점이 내년 1월로 다가옴에 따라 관련 통계 축적이 미흡하다는 점을 고려해 내년에 보험료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보험개발원에 단독 실손상품과 관련해 보험료 조정 등에 필요한 손해율 등 통계치를 요구했으나 출시한 지 1년밖에 안 돼 수치화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료를 조정하려면 보통 수년의 경험치를 축적해야 하는데 단독 실손상품의 경우 올해 출시돼 전혀 기준이 잡혀 있지 않다”면서 “따라서 내년에는 단독 실손보험료 자체에는 조정 요인이 없고 다만 갱신하는 고객의 경우 나이를 한 살 더 먹음에 따른 자연 증가분만 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통계치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조정한다면 빨라야 2015년부터 손해율을 고려한 단독 실손 상품 보험료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단독 실손상품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1만~2만원의 보험료를 내면 된다. 갱신하는 고객은 연령 증가에 따라 5~9% 정도의 자연 증가분만 내면 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보험업법을 개정해 실손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이 특약 형태뿐 아니라 표준형 단독상품도 함께 판매할 것을 의무화했다.
단독 실손상품은 기존 상품보다 10%가량 싸고 보험료 갱신 주기도 기존 3~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등 보험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지난 10월 말까지 10만건 가량 팔았다.
국산차 자차 보험료도 자기 차량 보험료 책정기준이 되는 차량모델등급제도가 변경되면서 내년부터 평균 2.9% 내린다. SM7, 카렌스, 뉴프라이드 등이 가장 많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본다.
그러나 중산층의 경우 내년에 각종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외제차 자차 보험료는 내년부터 평균 11.3% 급등한다. 외제차가 보험료를 적게 낸다는 지적이 쏟아짐에 따라 보험개발원이 공평한 부담을 위해 조정했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 포드, 인피니티, 푸조, 폴크스바겐, 볼보 등을 소유한 운전자는 보험료 폭탄을 맞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불공평했던 외제차와 국산차의 자차 보험료 문제점을 모델 등급 변경을 통해 해결했다”면서 “비싼 외제차를 산 만큼 더 많은 자차 보험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치아보험료도 큰 폭으로 오른다.
2008년 출시된 치아 보험은 최근 5년 갱신 시점이 도래했는데 손해율 급등을 이유로 갱신 보험료가 기존보다 최대 100%나 올랐다. 3만~4만원 정도 하는 치아 보험은 동부화재, 현대해상, 라이나생명 등이 판매하고 있다.
임플란트나 틀니 비용을 지원해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일부 가입자들이 치료를 미리 계획하고 치아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료 폭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치아 보험의 취지는 좋지만 악용하는 가입자가 있어 손해율이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갱신 또한 수년마다 하면서 가중되는 면이 있어 보험료 인상 폭이 다른 상품보다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