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이 급증하는 의료보험과 사회보장 비용을 줄이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 안에 현재 최고 등급(AAA)인 국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무디스의 경고가 지난 1917년 AAA등급으로 평가된 후 유지되고 있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의 위상이 최근 신용경색과 달러약세 등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미국 시장 분석책임자인 스티븐 헤스는 “미국 정부가 노년층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건강보험 및 사회보장제도가 수년 내 심각한 재정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의료보험 프로그램과 사회보장제도는 장기적으로 미국 신용등급의 최대 위협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신용등급은 세계 금융시스템의 근간”이라며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1990년대 중반 미국 의회가 대통령이 제출한 예산안 통과를 거부했을 때 일부 채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FT는 미국 대선후보 경선이 치열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무디스의 경고가 나왔기 때문에 향후 대선전에서 건강보험과 사회보장 문제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했으며 등급전망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