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자심리 얼어붙어…"증시 바닥이 안 보인다"

글로벌 악재 속 국내 '9월 위기설' 겹쳐 급락<br>수급 불안정 지속으로 1,450선까지 밀릴수도<br>"저점 매수 나설만" "추가하락 가능성" 엇갈려


“바닥이 안 보인다.” 국내 증시가 지난 7월 초 이후 지지선으로 지켜오던 코스피지수 1,500선마저 내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추가 하락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내 증시는 전날 코스닥지수가 3년 만에 500선을 내준 데 이어 코스피지수마저 연중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악재가 연이어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와 기관마저 수급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코스피지수는 이번주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5% 이상 하락했으나 악재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신중한 투자전략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열어놓더라도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지수상으로는 충분히 저점 매수에 나서볼 만한 구간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악재에 국내 문제까지 겹쳐 급락=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중 한때 1,470선까지 떨어지면서 올 들어 가장 깊은 바닥으로 추락했다가 전날보다 15.68포인트(1.04%) 내린 1,496.9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년 4개월 만에 1,400대로 추락한 것이다. 우리 증시는 전날 미국 증시가 혼조세 속에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글로벌 악재가 국내 불안요소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면서 낙폭을 키웠다. 현재 국내 증시의 주변상황을 보면 고질적인 미국의 신용위기와 함께 최근 들어서는 유럽의 경기 침체와 중국 증시의 불안 고조까지 더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여기에 국내 금융시장의 ‘9월 위기설’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고 하반기 기업의 실적 하락 우려와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쳤다. 한마디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하락은 해외 악재가 국내 금융시스템 불안에 대한 우려감으로 전이되면서 발생했다”며 “국내도 미국의 경우처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연결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선진국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국내 금융권의 9월 위기설과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 부진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심리적 지지선 붕괴로 추가 하락 가능성=코스피지수는 지난달 4일 1,500대로 떨어진 이래 줄곧 좁은 박스권에 갇힌 채 1,600 고지도 밟아보지 못한 채 등락만 거듭했다. 하지만 그동안 그나마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500선 마저 맥없이 무너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일단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1,400 중반선을 새로운 지지선으로 구축하고 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상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국내 기관이 받아주지 못하면서 수급적 요인으로 증시가 급락했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1,450선은 국내 주식에 대한 절대가치를 나타내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증시는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심리와 수급이 꼬이면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할 때 1,450~1.470포인트 정도에서는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량주 중심 저점 매집 노려볼 만=지수가 1,500선 밑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었지만 전문가들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충분히 저점 매집에 나서볼 만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수준까지 떨어졌고 지수가 추가적으로 1,400 중반선까지 내려간다 하더라도 1,500선 구간까지는 손쉽게 올라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지수가 추가적으로 빠질 수도 있지만 지금부터의 하락폭은 쉽게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지수대는 장기적으로 볼 때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집에 나서볼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도 “단기 반등은 어렵더라도 지금은 매도가 아니라 매수할 구간”이라며 “환율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업종이나 내수 부양 관련주들을 투자권에 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투자 환경이 현금선호 심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매수를 자제하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 자체로 보면 국내 주식은 많이 싸졌지만 글로벌 투자환경에 대한 우려 증폭으로 매수에 나설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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