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내 것' 과 '네 것'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얼마 전 자동차를 새로 구입했다. 그런데 자동차 가장자리 범퍼에 자그마한 긁힘이 생겨 몹시 속상해 하고 있었다. 좁은 골목길을 주행하다 장애물에 살짝 스치면서 생긴 긁힘이라고 했다. 최근 며칠간 계속되고 있는 장마가 끝나면 사람들은 여름 무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날 것이다. 요즘에는 자연휴양림ㆍ계곡 등 산으로 떠나는 피서객들이 매년 증가하면서 이제는 산이 여름 피서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숲과 나무를 통해 더위를 식히고 휴식을 취하고 생활의 활력소를 얻는다는 것에 산림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이런 보람의 이면에 우리의 산과 나무들이 피서객들이 남기고 간 상처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 또한 감출 수 없다. 산에 쓰레기를 버리고 꽃과 나무를 꺾고 입산금지 구역을 보행하는 등의 무분별한 행위는 곧 산과 나무에는 깊은 상처로 고스란히 남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무분별한 행위는 아마도 산과 나무에 대해 ‘내 것’이 아닌 ‘네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즉 새로 구입한 승용차의 자그마한 긁힘에도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내 것’에 대한 지극히 소중히 하는 마음 때문이요, 산과 나무에 상처를 입히고도 태연한 마음은 ‘네 것’에 대한 무관심 때문일 것이다. 산림청은 지난해 8월 ‘산림문화ㆍ휴양에 관한 법률’을 포함해 3개의 산림법안을 새로 제정해 과거 규제 중심의 산림 경영과 정책에서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국민이 그 혜택을 직접 누리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림, 소유권을 떠나 그 혜택을 받는 점을 생각할 때 ‘네 것’이기보다는 ‘내 것’ ‘우리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피서철을 앞두고 산과 계곡을 찾게 될 국민 모두가 우리의 산과 나무에 대해 ‘내 것’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고 피서를 떠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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