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빛 바랜 사진 같은 개성의 풍광들 개성=글·사진 김면중 기자 whynot@sed.co.kr 관련기사 >>리빙 앤 조이 기사 더보기 내게도 로망이… '직장인 밴드 열풍' 직장인 밴드, 전사적 지원 사례 많아 추천할만한 연습곡들 SBS 콘테스트 1위 비추미 "앨범도 낼 생각" 개성관광, 병풍같은 박연폭포엔… 빛 바랜 사진 같은 개성의 풍광들 자신감 넘치는 정력은 성공의 '바로미터' 겨울만 되면 허물 벗는 손 어찌하오리까? 맛이면 맛, 영양이면 영양… 웰빙 육류 列傳 개성 관광의 백미는 북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을 거쳐 박연폭포로 가는 길에 개성 시내를 통과하는데 이때 처음으로 개성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성의 풍경은 60~70년대의 한국을 닮았다. 마치 ‘장군의 아들’ 영화 세트를 옮겨놓은 느낌이랄까. 하얀 바탕에 페인트로 손수 쓴 길가 상점의 간판은 어릴 적 시골에서 본 방앗간 간판을 연상시킨다. 집들도 여전히 대부분 한옥이다. 군데군데 아파트가 있지만 많이 낡아 고풍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도로에 신호등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교통경찰이 직접 차량의 통행을 통제한다. 개성 시민들은 마치 옛날 영화에서 막 빠져 나온 사람들 처럼 느껴진다. 아이를 등에 업은 아낙네들, 학교로 향하는 어린이들,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향하는 남정네들의 일상이 눈에 들어온다. 목도리와 털모자로 감은 그들의 무채색 옷차림은 누추하지만 정겨운 느낌이 든다. 핏빛으로 쓰여진 ‘조선로동당 만세!’ ‘김일성동지만세!’와 같은 선전 구호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왕래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상점과 아파트 창문을 통해 남쪽에서 온 관광버스를 몰래 쳐다보는 얼굴들도 보인다. 안타깝게도 개성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는 건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하지만 버스마다 3명씩 배치된 관광 안내원과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관광지를 설명하는 안내원과도 함께 사진을 찍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고려박물관에 있는 기념품 상점에서 일하는 직원들과도 마찬가지다. 관광 중간중간 안내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남쪽의 상황에 대해 무척 궁금한지 여러 질문들을 던졌다. 남쪽의 물가는 물론 심지어 정치적인 상황까지 묻는다. 한 안내원이 사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선생! 결혼은 했습네까?” “집값이 하도 비싸 결혼할 엄두가 나지 않네요.” 그 말을 듣고 그가 말한다. “나중에 통일되면 개성에 와서 사십시오. 여긴 집값 쌉네다.” 언제쯤일까. 개성에 신혼 살림 차릴 수 있는 그날은. 입력시간 : 2008/01/09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