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국내 채권보유 잔액이 8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해외자본유입 규제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채권시장에 대한 자본유입이 줄지 않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 보유채권 잔액(결제 기준)은 80조1,000억원으로, 사상처음 80조원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10월말에 비해서는 1조1,000억원, 9월말에 비해서는 5조5,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해외자본의 유입증가를 막기 위해 다방면의 규제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채권투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안이 나오기 전에 국내 채권을 사두자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국내 채권의 수익률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다는 판단 하에 장기적인 투자를 원하는 수요가 정부의 규제 리스크로부터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자본 유입이 늘어나면서 정부의 규제안 마련 시행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의 채권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쳐 장ㆍ단기 금리간 연계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정부가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