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27년째 한국어로 보고를 받고 지시도 한국어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 기반도 한국인데 이번 논란이 당혹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5일 심각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롯데가 일본기업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지는 것과 관련해 롯데는 이를 잠재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 3일 입국하면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롯데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신 있는 부분은 사업 기반과 매출이다. 신동빈 회장이 밝혔다시피 한일 롯데의 전체 매출 중 95%는 한국에서 나온다. 2013년 한국 롯데의 매출은 83조원, 일본 롯데는 약 5조원에 불과했다. 롯데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2월 밝힌 바 있다.
롯데 측은 "한국에서 번 돈은 한국 롯데의 사업을 위해 재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롯데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호텔롯데·롯데케미칼 등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는 지난해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등에 339억8,426만원을 배당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체 배당액 3,000억원 중 340억원은 작은 규모"라며 "이 외에 일본으로 건너가는 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롯데케미칼의 여수 공장, 각종 식품류 공장, 롯데 백화점·마트·면세점·호텔 등 주요 사업장 역시 모두 한국에 있거나 수익을 한국 롯데에 보태고 있다.
롯데는 특히 신동빈 회장이 다소 한국어에 서툴다는 점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서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과의 사업 보고나 회의 등은 모두 한국말로 이뤄진다"며 "신문에 한자가 많이 나오던 시절에는 롯데에서도 한자를 많이 썼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은 이번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광윤사와 롯데홀딩스를 통해 한국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는 '일본기업 논란'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7.56%를,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하며 한일 롯데 순환출자의 정점에 서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현재 건설 중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대형 태극기를 내걸 예정이다. 광복절을 기념해 4일부터 작업이 시작됐으며 현재 조금씩 태극기의 형태가 드러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