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 "미국도 AIIB 참여해야"

"中 주도 설립 반대는 위선적"

정책기조 변할지 주목


미국 내 싱크탱크 사이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미국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책 당국자의 목소리는 아니지만 미국 일부 조야에서 일고 있는 AIIB에 대한 시각을 담은 것으로도 볼 수 있어 향후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명예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미국이 입장을 바꿔 AIIB에 참가해야 한다"며 "투명성이나 반부패 등에 대한 기준이 후퇴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는 정당하지만 밖에서 투덜대는 것이 더 효과적이리라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이 전 세계에 더 많은 지원을 하기를 바란 것은 미국이었다며 이제 와서 AIIB 설립을 막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버그스텐 소장은 "미국은 중국이 커지는 힘에 걸맞은 지도력을 보일 것과 함께 국제적 목표와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지원하기를 촉구했다"며 "중국이 AIIB를 설립해 그것을 실현하려 하는데 이를 막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위선적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AIIB를 주도하면 국제적 규범을 어기고 자국의 정치·군사적 이해가 반영된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듭 미국의 AIIB 참여를 촉구하며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의회가 AIIB의 소수 지분이라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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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러한 지적은 최근 미국이 중국의 AIIB 설립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노골화하자 명분을 떠나 실리적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최근 영국을 비롯해 지난 14일 호주·프랑스 등 주요 우방국들도 잇따라 AIIB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은 중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될 것을 우려, 서방 국가들의 AIIB 참여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13일 영국이 AIIB에 참여하겠다고 하자 백악관의 한 고위관계자는 "영국이 상의도 없이 참여를 결정했다"며 "주요국들이 중국에 편승해 힘을 키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이례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올해 말 출범이 예정된 AIIB는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설립을 제안한 기구로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인도와 싱가포르를 비롯해 21개국 대표가 모여 자본금 500억달러(약 56조원) 규모로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주요 목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프라 구축 사업 등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 등 기존 개발은행에 대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까지 인도·카타르·뉴질랜드 등을 포함해 총 28개국이 AIIB 가입을 확정했으며 호주·프랑스도 가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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