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글로벌기업 제조기지로 재부상

弱달러로 비용절감 가능하고 '거대시장' 매력적<br>알스톰·피아트·에어버스등 공장설립 잇단 추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겐 미국이 제조기지로 다시 각광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고비용을 이유로 미국을 떠났던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고 있다. 달러 약세로 인건비는 물론 물류비와 시설비를 절감할수 있는데다 세계 최대시장을 끼고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17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프랑스의 열차차량 및 발전기 제조업체인 알스톰사가 미국 테네시주 차터누가에 2억달러 규모의 신규 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 패트릭 크론 회장은 "달러 약세로 인한 이익손실을 최소화하고 고객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서 미국 현지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터누가는 알스톰의 대형 제품을 미국전역에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또 유럽 항공사인 에어버스도 환차손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버스가 유럽 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은 처음으로, 앨러배마주가 유력한 후보지다. 역시 급등하는 유로화 가치 때문이다. 에어버스의 비용은 유로로 계산되지만 매출은 달러로 계산된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순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에어버스측은 "달러환율이 10센트 떨어질 때마다 10억유로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도 스포츠카 '알파 로메오'의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공장 문을 닫은 지 14년 만이다. 세르지오 마치오네 CEO는 "약달러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국 시장의 경쟁을 감안할 때 알파 로메오도 향후 3~4년 동안 적자가 예상된다"며 "미국 공장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르노나 푸조-시트로엥 등 다른 유럽계 자동차 기업들이 조만간 피아트를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기로 했는데 이는 미국의 자동화시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마켓워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저비용을 이유로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 공장을 활용하던 지금까지의 추세에 제동이 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흥국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생산비용을 증가하면서 그동안의 장점이 상쇄되는 추세다. 반면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원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라는 시장 가까이 공장을 짓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2년전에 비해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25% 가량 떨어졌고 유가는 100%나 급등했다. 최근에 유럽기업들이 대거 공장이전을 추진하는 것도 유로화의 탓이다. 게다가 미국에선 공장자동화, 사업리스크의 감소 등의 혜택도 긍정적인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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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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