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상환능력 낮고 이자만 갚는 '취약 대출' 내년까지 35% 만기 집중

한은, 부실화 가능성 지적 "카드업계·저축銀도 위험"

한국은행은 30일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상환능력 없이 이자만 내는 취약대출의 만기가 올해와 내년에 35%나 집중돼 있어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지난 2009~2011년 상반기 중 만기 도래된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연체대출 1,051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51.1%가 만기가 도래된 달에 연체가 발생했다. 부채상환능력은 낮으면서 이자만 내는 '부채상환능력 취약대출'은 약 100만건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26.6%에 해당했다. 특히 이 같은 취약대출은 올해 하반기에 13.6%, 내년에 21.2% 등 총 34.8%가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이들 대출은 주택가격이 급락하거나 금리가 상승하는 등의 충격이 발생하면 원리금 상환부담을 견디지 못해 보유 주택을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또 한은은 카드업계가 지나친 외형 경쟁의 후유증으로 부실화 위험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보유한 카드채 중 올 하반기나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는 총 18조원으로 전체 카드채 중 52%에 달했다. 카드사로서는 예금 등의 수신기능이 없어 자금조달을 시장성 채권 발행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둔화나 금융시장 경색 시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3월 말 카드론 이용자 중 52.9%가 다른 금융권에서도 신용대출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와 복수 카드론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면 카드사 대출자산의 부실화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저축은행도 잇따른 영업정지 사태로 고객 불신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부실 가능성을 우려했다. 6월 말 현재 91개 정상영업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 비율은 67.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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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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