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좋은 아빠' 되려면 하루 전화 한통·포옹 한번은 꼭!

한달에 한번이상 여행으로 친밀감 쌓고<br>주말엔 일터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br>아이가 잘못했을땐 이성적으로 해결을


“민석아,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FTA라는 말 TV 뉴스에 많이 나오지? 이게 뭘까?”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문기복(40)씨는 퇴근 후 하루 30분씩 아들 민석(7)이와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평일 저녁에는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의 대화를 주로 한다. 문씨는 “퇴근 후 집에서 아이와 놀아주기가 쉽지는 않지만 아빠도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려고 노력한다. 퇴근시간을 아이와 대화할 거리 준비하는데 투자하기만 하면 아이와의 관계가 훨씬 좋아진다”고 귀띔한다.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자신의 핏줄을 처음 보는 순간 아빠들은 모두 ‘좋은 아빠가 되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커다랗고 따뜻한 손, 바다같이 넓고 든든한 가슴만으로 그 자리를 지켜내기에 아빠들은 너무 바쁘다. ‘제대로 된 아빠’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육아에 참여해야 하는 지 김연수 웅진교육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다. ◇하루 한 번, 이 것 만큼은= 얼마 전 일본 국립 여성교육회관이 한국과 일본 미국 프랑스 태국 스웨덴 등 6개 나라에서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 1,000명씩을 상대로 실시한 ‘가정교육에 관한 국제비교 조사’ 결과 한국의 아빠들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짧았다. 한국의 아빠가 자녀와 보내는 시간은 6개국 중 가장 적은 하루 평균 2.8시간이었고 일본 3.1시간, 프랑스 3.8시간, 미국과 스웨덴 4.6시간, 태국 5.9시간이었다. 한국 아빠들은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적은 이유는 회사일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육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출근해서는 하루에 한 번 아이와 전화 통화를 하고, 집에 들어가서는 한 번 안아주자.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 단 몇 분만 투자해도 아이는 아빠와 훨씬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아이들과 가까운 유원지나 산으로 여행을 가보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소 뿐 아니라 무서워하거나 꺼리는 곳을 가보는 것도 좋다. 아빠가 먼저 나서서 뒤따라오게 하거나, 아빠가 뒤에서 따라가며 봐줄 테니 앞서 가라고 하면 아이들은 아빠를 한층 더 듬직하고 믿음직스럽게 느끼게 된다. 아이들과의 여행은 작지만 서로의 마음을 열어주고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빠가 잘하는 것을 가르쳐라= 내용이 무엇이든 아빠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가르쳐주자. 예를 들어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자동차 세차를 하면서 차를 깨끗이 닦으면 운전할 때 좀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식이다. 만약 고장난 물건을 고치는 재주가 있다면 아이들의 고장난 장난감ㆍ자전거 등을 고쳐준다든지, 수명이 다 된 전등을 함께 갈면서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다. ◇자녀에게 일터를 보여주자= 아이들과 함께 아빠의 일터에 가보는 것도 좋다. 요즘은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사무실이 비는 토요일에 가보자. 아빠는 아침에 집을 떠나 어떤 교통편으로 회사에 도착하는지, 회사 위치는 어디이고 아빠의 사무실은 몇 층에 있는지, 아빠 자리는 어디인지 보여준다. 평소 집에서는 보지 못했던 아빠의 책상ㆍ의자ㆍ컴퓨터ㆍ각종 자료와 같은 업무용 집기 등을 보면서 아이들도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또 아빠가 하는 일의 중요성도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빠 역할을 되돌아본다= 혹시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하다면 먼저 아빠의 역할을 되돌아 봐야 한다. 아이의 사회성 발달은 어려서부터 아빠의 행위나 감정ㆍ사고ㆍ성격 등을 모방하면서 성장한다. 아빠의 생활 모습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동화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아빠의 권위를 버리고 무표정한 아빠의 얼굴에서 벗어나 아이와 함께 하며 밝은 얼굴로 바꾸어 보자.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몸은 무겁겠지만 쉽고 간단한 일부터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덧 아이와 한층 가까워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 사랑, 가족 사랑을 실천하는 10계명

1.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은 3~4학년 까지이므로 어릴 때 같이 놀아야 한다 2. 아이의 인성교육에는 엄마ㆍ아빠의 역할이 동등해야 한다 3. 한 달에 한 번은 아이와 여행을 가서 멋진 추억을 만든다 4. 아이와 함께 하는 취미 한 가지를 만든다 5. 최소한 아이 만큼의 컴퓨터 실력이 가져야 한다 6. 퇴근 후에 아이와 부담없는 1분 놀이를 할 줄 알아야 한다 7. 아이가 잘못했을 경우 이성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8. 아이의 현재 고민거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9. 아이의 소질과 재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10. 아이의 구체적인 꿈이 무엇인지 알고 관리해줘야 한다 - <아빠의 놀이혁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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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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