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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제주의 속살' 쇠소깍을 아시나요?

늦가을 제주도 여행<br>깎아지른 듯한 암벽·빽빽한 나무…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신비의 연못'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 지삿개 주상절리대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속에서도 장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제주 쇠소깍에서 테우체험을 하는 관광객들

[리빙 앤 조이] '제주의 속살' 쇠소깍을 아시나요? 늦가을 제주도 여행깎아지른 듯한 암벽·빽빽한 나무…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신비의 연못' 제주=글ㆍ사진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 지삿개 주상절리대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속에서도 장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오름 사이로 흐드러진 억새 꽃과 보기만 해도 향기롭게 익어가는 샛노란 밀감, 해질 무렵 해변고속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 ‘안트레 들어 왕, 저녁 먹엉 갑서(안으로 들어 오셔서, 저녁식사 하고 가십시오)’라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호객을 하는 아주머니들. 봄철 제주도가 만발한 유채꽃으로 신혼 여행객들을 유혹한다면 흐드러지게 피어 오른 억새 꽃과 곱게 영글어 가는 밀감은 늦가을의 향기를 풍긴다. 섬 전체가 유네스코에 지정된 세계자연유산(2007년)인 제주도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답게 갈 곳이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여러 번 제주도 여행 길에 올랐던 이들이라도 다시 한 번 가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 신생대 화산 폭발의 흔적이 그대로 보존된 거문오름, 바다와 민물이 만나 짙은 청록색 물웅덩이를 이루는 쇠소깍, 부서지는 파도 사이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대포해안주상절리대…, 몇 번을 가도 새로운 맛을 선사하는 가을의 제주다. ◇거문오름=지난해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동굴계는 제주 북동부 구좌읍과 조천읍에 분포하는 용암동굴로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굴, 당처물동굴, 벵뒤굴 등 제주의 대표적인 용암동굴이다. 거문오름동굴계를 비롯해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응회구가 지난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됐다. 오름이란 기생화산을 이르는 제주어로서 현무암질 화산 활동에 수반된 분석구를 지칭하는데 제주에만 수 십 개의 오름이 있다. 김상수(49) 조천읍 선흘 2리 이장을 따라 10만~30만년 전에 생성됐다는 거문오름에 올랐다. 김 이장은 “거문오름이라는 이름이 분화구 내부의 울창한 수림이 검은 색으로 음산한 기운을 띠고 있다는 의미와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거문오름이 여느 오름과 차별되는 점은 분화구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용암협곡을 형성하며 하류로 7㎞ 흘러 내려가 ‘선흘곶’이라고 불리는 특이한 곶자왈 지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곶자왈은 ‘곶(숲)’과 ‘자왈(자갈)’을 합쳐 ‘자갈이 많은 숲’을 지칭하는데 나무들이 비가 오면 물기를 머금는 돌을 뿌리로 감싸 이들의 수분을 빨아 들여 생명을 유지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서 유래했다. 선흘곶은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여름에도 20℃ 안팎으로 서늘해 4계절 푸른 숲이 유지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2시간 동안 선흘곶 곳곳을 누비는 동안 한라산 중턱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화 한라돌쪽이나 자귀나무, 팽나무 등등 다양한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특히 1970년대 정부의 산림 녹화 정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삼나무가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거문오름 일대는 일제강점기와 4.3항쟁의 슬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태평양전쟁(1941년~1945년) 당시 일본군이 만든 갱도진지 등 군사시설이 곳곳에 눈에 띄는데 이 곳은 해방 이후 4.3항쟁 때는 도민들의 도피처가 되기도 하고, 비운의 매장지가 되기도 했다.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평일 100명, 휴일 200명으로 트래킹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잠시 폐쇄한다. 제주 쇠소깍에서 테우체험을 하는 관광객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550');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연못 쇠소깍=유명 관광지와 달리 다소 외진 곳에 있는 쇠소깍은 여행 마니아들이 알음알음으로 다녀가는 비경 중의 하나다. 짙은 청록색 물빛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쇠소깍은 서귀포시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리 사이를 흐르는 효돈천 하류에 자리하고 있다. 예로부터 하효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던 포구로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깊은 물웅덩이를 이루고 물길을 따라 양 옆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암벽과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장관을 이룬다. 특히 바다 쪽 포구 입구에는 현무암이 잘게 부서져 생겨난 검은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 이국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쇠소깍이라는 지명의 어원은 그 유래가 효돈 마을의 옛 표현인 쇠돈에서부터 비롯됐다. 이 곳의 형상이 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쇠둔’이라고 했는데 효돈천 하류에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깊은 물웅덩이를 이루는 곳이 있어 ‘쇠소’라고도 불렸다. 밀물 때면 쇠소깍의 바다 쪽 입구 검은 모래 사장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이곤 한다. 왕복 500m에 이르는 연못 길을 테우(뗏목을 이르는 제주도 방언)를 타고 가는 건너려는 사람들이다. 한 번에 탈 수 있는 인원 수는 10여명으로 효돈연합청년회 소속의 30대 청년이 연못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이어진 밧줄을 잡아 당겨 테우를 움직인다. 질퍽한 제주도 사투리와 농담이 어우러져 테우 체험이 한결 맛깔스럽게 느껴진다. 뱃삯은 대인 5,000원, 소인 3,000원. ◇대포해안주상절리대=중문관광단지 동부지역 해안가에 있는 대포해안주상절리대는 제주도 사람들 사이에는 지삿개 또는 모시기정으로 더 알려졌는데 화산이 폭발할 때 바다로 흘러내린 용암이 급속히 응고되면서 형성됐다. 주상절리는 단면의 형태가 육각형 내지 삼각형으로 긴 기둥 모양을 이루고 있는 절리를 지칭하는데 지삿개 주상절리대는 절벽 위쪽의 관망대에서 보는 것도 장관이지만 배를 타고 바다에서 건너다 보면 그 장엄한 풍광에 입을 다물 수 없다. ■ 똑같은 여행은 싫어! 색다른 체험 해보세요 ◇중문마린파크 요트투어=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중문마린파크 항구에는 요트투어, 제트보트와 씨푸드 뷔페를 즐길 수 있는 해산물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 있다. 특히 요트투어는 초호화 호텔식 크루즈에서 바다의 낭만을 즐기는 이색 체험으로 각종 과일과 음식, 회가 무료로 제공되며 와인과 음료수도 맛볼 수 있다. 바다 한 가운데서 바다 낚시를 즐기고 여름에는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침실과 주방, 거실, 노래방 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모임은 물론 세미나도 가능하다. 단독 임대의 경우 70분 기준(해피 코스) 30만원(샹그릴라호, 4인 기준)과 50만원(샹그릴라 1ㆍ2호, 5인 기준) 1544-2988 ◇더마파크='더마파크(The 馬 Park)'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말 테마 파크로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 일대 20만 2,142㎡에 총 32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6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더마파크는 상설 야외 기마예술 공연장, 승마클럽, 각종 관광 편의시설, 대형 뷔페식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는데 우선 5,186㎡ 규모의 공연장(1,248석)에서는 위대한 영웅의 탄생과 성장, 사랑과 우정 그리고 전쟁과 평화를 한편의 대서사시로 꾸민 '칭기즈 칸의 검은 깃발' 을 공연한다. 제주도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이 공연에는 몽골 현지에서 선발된 세계 최고 기량의 기마 실력을 갖춘 칭기즈 칸의 후예들이 출연한다. (064) 795-8080 ▶▶▶ [리빙 앤 조이] 관련기사 ◀◀◀ ▶ '디자인 바이러스' 확산 중 ▶ 삶의 질 바꾸는 '공공미술 혁명' ▶ 가볼만한 공공디자인 현장 ▶ 공장이 '아름다운 일터'로 변신 ▶ 공공미술이란 ▶ 겨울산행 '유비무한' ▶ '제주의 속살' 쇠소깍을 아시나요? ▶ '변'을 보면 '병'을 안다 ▶ 코골이 수술은 겁나고 수면 조끼 입어볼까?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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