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적법하게 통지되지 않았다면 그 이후 이뤄진 운전을 무면허운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여)씨는 2003년 경기도에서 차를 몰다 택시를 들이받아 2명에게 경미한 상해와 51만원의 수리비가 드는 차 손상을 입히고도 적절한 조치 없이 그냥 가 버렸다. 뺑소니를 확인한 경찰은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주소지 아파트로 결정문을 보냈지만 두 번이나 수취인 부재를 이유로 반송됐다.
A씨는 취소사실을 모르고 차를 몰다 단속돼 무면허운전 혐의로 벌금형에 약식기소됐다.
1ㆍ2심은 “면허를 취소했어도 적법한 통지 또는 공고가 없으면 효력이 없다. 적법한 통지가 없는 동안의 운전은 무면허 운전이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도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기간에 면허취소 결정문이 주소지로 발송됐고, 결정문 반송사유도 이사나 소재불명이 아닌 ‘수취인 부재’일 뿐이므로 이는 규정상 ‘소재불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