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태국 정국혼란 "끝이 안보인다"

반정부 시위대 정부청사서 6일째 점거 농성<br>방콕 시내 곳곳 일촉즉발 긴장감 감돌아<br>사막총리 "사임 않겠다" … 국왕에 지원 요청

태국 반정부 시위대들이 30일(현지시간) 수도 방콕의 정부청사내 잔디밭에서 태국 국기를 흔들며 사막 순다라벳 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26일 탁신 전 총리 부부가 영국으로 도피해 망명을 신청하자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6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방콕=로이터연합뉴스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 26일부터 6일째 정부 청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막 순다라벳 총리가 사임 불가 입장을 밝히며 의회와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시위대와 정부의 대치상황이 지속되면서 정국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막 순다라벳 태국 총리는 31일 TV연설을 통해 "태국 정부는 반정부 시위를 종식시키는데 실패했다"며 "이제 태국 의회가 태국의 정치 위기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막 총리는 전날 "시위대의 위협 때문에 사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나는 법의 위임 하에 총리가 됐고 법이 나를 허락하지 않을 때만 떠나겠다"고 말해 총리 직 고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사막 총리는 이날 오후 후아힌 근처 마을에 거주 중인 푸미폰 국왕을 찾아 정국 위기와 관련해 도움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미폰 국왕은 왕좌에 오른 지난 60년간 태국 내 정치적 위기에 대해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대의 기세도 여전히 등등하다. 태국 사회 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 1만여명은 31일에도 방콕 중심가에 위치한 정부 청사에서 출범 7개월을 맞은 사막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태국 남부 푸껫의 국제공항과 크라비의 지방 공항은 지난 29일부터 폐쇄되다가 3일만인 이날 오후 가까스로 정상화됐다. 기관사를 포함한 국영철도 노조원 255명도 반정부 시위에 동조파업을 벌여 상당수 정기 노선이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줄어들고 있지만 방콕 시내 곳곳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태국 왕정의 보수파와 군부를 지지하는 성향을 띤 단체인 PAD는 지난 5월부터 방콕 일대에서 사막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PAD는 지난 2006년에도 탁신 친나왓 당시 총리의 권력남용과 비리를 비판하며 대규모 거리 시위를 이끌었다. 이후 사회가 극도의 혼란상을 보이자, 군부는 그 해 9월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을 권좌에서 축출했다. 하지만 PAD는 사막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가 탁신의 꼭두각시라며 전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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