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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세상?… 이태원은 '나 홀로 이슬람 상권'

이태원역~이슬람사원 거리 40여개 무슬림 상가 밀집

지난해 초보다 30% 늘어 권리금 최대 5000만원 형성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다른 지역들과 달리 이태원에는 '나 홀로 이슬람 상권'이 확장하고 있다. 무슬림들을 위한 이태원의 '할랄음식' 전문 레스토랑. /사진=정순구기자

2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터번을 두른 남성들과 차도르를 뒤집어쓴 여성들이 관광버스에서 잇따라 나오는 모습이었다. 버스에서 내린 무슬림 관광객들은 이태원 대로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이슬람 서울중앙성원으로 일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모(54)씨는 "국내에서 제일 오래되고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이 근처에 있다 보니 터키 등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이태원이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며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가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부터 서울 명동·홍대까지 유커를 중심으로 한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이태원만 '나 홀로 이슬람 상권'이 발달하고 있다. 무슬림 관광객이 매년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상권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과거 이슬람 사원 주변에만 삼삼오오 모여 있던 이슬람 상가들은 최근 이태원 대로변까지 진출했다. 이태원역에서 이슬람 사원까지 300m 정도 되는 거리에 40여개의 무슬림 상가가 밀집해 '이슬람 타운'이 만들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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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H공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무슬림 상가들이 30% 이상 늘어난 상태"라며 "무슬림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없던 상가권리금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현재 이슬람 사원 근처 상가에 붙은 권리금은 최소 1,000만원부터 많게는 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임대료도 30%가량 올랐다. 1년 전 이슬람 사원 근처 상가의 33㎡(이하 전용면적) 기준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80만원 수준이었다. 현재는 임대료가 100만원선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태원의 이슬람 상권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무슬림 관광객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 수는 75만여명으로 지난 2010년의 38만여명에 비해 2배가량 급증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무슬림 관광객 숫자가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인들도 최근 들어 이태원 상권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이태원에 관심을 갖지 않던 중국인들이 지난해 말부터 한 달에 한두 번씩 한국인 브로커를 통해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며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관심이 생기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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