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응답하라, 과학기술

권혁동 서울과학기술대 기술경영대 교수


새 정부의 준비와 시작으로 분주하고 우왕좌왕하던 2013년 한 해가 저물었다. 지난해 과학기술계를 차분히 돌아보고 새로운 희망을 가져볼 시점이다.

지난해 과기정책 동력 잃고 허송세월


지난해 우주발사체는 좋은 출발이었다. 두 번의 실패를 딛고 나로호는 우주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해묵은 숙제를 해결했던 만큼 자력 우주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아주 높였다. 밝은 미래를 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지난 연말 중국 탐사위성과 탐사차인 옥토끼가 달에 착륙했다는 소식으로 초라해졌다. 원자력 발전소 부품 비리는 착잡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전한 관리·운영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우주개발 진전, 원자력 사고 등과 함께 세상 한편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지고 있었다. 정보 분야의 빅데이터, 생산 및 제조 분야의 3D 프린팅, 가정에서의 로봇이 핵심이다. 신기술은 잠복기를 거쳐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시장 수요를 창출하는 특성이 있다. 관리·생산의 양식, 소비의 방법을 완전히 바꾸는 혁명이 준비되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선진국들은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이미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연구와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기다린다. 우리도 새해를 큰 시장 기회를 잡아보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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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하다가 미래창조과학부는 몇 달 지각 출발했다. 흩어졌던 과학기술·정보통신 인력을 모으는 데만도 6개월 이상 소요됐다. 초기에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세우며 담대한 희망을 던지는 듯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동력을 잃고 말았다. 새해 미래부의 신규 사업 투자액은 기존 연구 분야를 제외하면 사실상 0원에 가깝다고 한다. 뭔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운용의 지혜를 짜내 좋은 결과를 내기 바란다. 빨리 조직을 안정시키고 정성과 노력을 합쳐 멋진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연구개발에서 창출된 지식을 잘 묶고 키워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개발된 지식과 기술에 자본이 투하돼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기업은 사내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은 부동산·주식에 흥미를 잃고 다른 투자처를 애타게 찾고 있다. 돈은 갈 곳 없고 자본가는 마음 둘 데가 없다. 이런 자본이 기술 창업과 신제품개발에 투입돼 큰 이득을 얻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같이 좋아지는 구조를 말이다.

기술 투자확대 등 선순환 틀 만들어야

과학기술에는 뛰어난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물론 기업도 인재양성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자. 다만 자판기나 뻥튀기처럼 과학기술 인재는 단기간 완성되거나 길러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내가 필요하다. 선진국처럼 기업도 대학에 많이 투자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경제상황이 쉽게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기 힘들지만 새해에는 희망의 부름에 과학기술과 연구개발이 응답해야 한다. 미래에 우리 사회가 두근거리는 꿈을 크게 가지도록 말이다. 과거 그랬듯 우리의 미래도 과학기술에 달려 있음은 자명하다. 새해에도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원동력은 과학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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