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영화, 이천은 도자기, 전주는 소리, 대구는…' 뮤지컬 도시를 꿈꾸는 대구가 국내 첫 뮤지컬 축제 개막 축포를 쏘아 올린다. 뮤지컬 마니아에게 대구는 매우 친숙한 도시다. 잠시 한 눈 파는 바람에 서울 시내 대극장 무대에서 놓쳤던 유명 뮤지컬을 보기 위해 대구행 KTX를 타는 열혈 뮤지컬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 대구 시내에는 1,000석 이상 규모의 대극장이 7곳이나 되고 뮤지컬 관련학과도 대구ㆍ경북 지역에만 40여개 이상 개설돼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열리는 뮤지컬로는 대구 공연이 인터넷 예매율 1위일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텁다. 미스 사이공, 지킬 앤 하이드, 토요일 밤의 열기 등 이른바 블록버스터 뮤지컬은 서울 공연이 끝나면 곧바로 대구행이다. 도시 외형 규모로 따지면 대구를 앞서는 곳이 있지만 뮤지컬 기반과 애호가층을 따지면 서울 바로 뒤를 잇는다. 올초 서울 공연을 끝낸 뮤지컬 에비타는 지방 나들이 첫 공연지로 대구 무대를 원했지만 다른 대형 뮤지컬이 모두 선점하는 바람에 결국 광주로 눈을 돌려야만 했다. 대구시의 뮤지컬 지원 열기도 뜨겁다. 5월 20일부터 7월2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주요 공연장, 특설 무대 등에서 국내 첫 뮤지컬 축제인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을 연다. 대구시는 이번 뮤지컬 축제를 위해 지난해 초 이미 프레 뮤지컬 페스티벌을 열었다. 올해 축제에서는 10여편 이상의 뮤지컬을 무대에 올려 흥겨운 뮤지컬 향연을 펼친다. 우선 심사를 통해 선정된 창작품 5편이 제작비를 지원받아 이번 축제에 첫 선을 보인다. 태권도를 이용한 무술 퍼포먼스 '달'과 국악 뮤지컬 '한네의 승천', 연극을 뮤지컬로 각색한 '미라클', 서커스와 마술을 뒤섞은 뮤지컬 '마술사 죠니'와 로맨틱 뮤지컬 '우리 사랑해도 될까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개된다. 해외 블록버스터 뮤지컬, 악극, 창극 등 기성 작품도 6편이 초청됐다. '레미제라블''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과 함께 뮤지컬 빅 4로 꼽히는 뮤지컬 '캣츠'의 오리지널팀이 5월31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공연 첫 테이프를 끊는다. 중국 산시성 화진 무용단의 무극 '일파산조'는 5월20~22일에 대구 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 펼쳐진다.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와 소극장 창작뮤지컬 '컨츄리보이스캣', 어린이 뮤지컬 '비행선코리아', 국립창극단의 창극 '심청' 등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