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권도의 철퇴

제4보(38~51)


백42는 뼈저린 굴복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수로 43의 자리에 버티어 보아도 어차피 패는 백이 못 이긴다. 좌상귀 방면에 흑의 팻감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흑43이 놓이자 우변에는 거대한 흑의 확정지가 생겼다. 물론 백도 좌상귀 일대에 큼지막한 확정지를 마련했지만 그 사이즈는 흑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더욱 딱한 것은 우하귀쪽의 백대마가 아직 미생이라는 사실이다. 백44는 백의 권리와도 같은 곳. 당연히 흑은 38의 자리에 이어주어야 한다. 검토실에서 구경하던 필자는 흑이 이어줄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고 그곳에 있던 여러 고단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창하오는 다시 한번 권도의 철퇴를 휘둘렀다. 팻감공장을 가진 자만이 휘두를 수 있는 철퇴. 흑45로 되몬 이 수. 결국 최철한은 백50으로 이었다. 모양 자체가 반삼각이라 정말로 굴복하기 싫은 곳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이버오로 해설실에서는 시인 박해진이 루이9단에게 묻고 있었다. “어차피 안되는 전투였다면 아예 백38로 다른 연구를 할 수는 없었을까요?” “그게 잘 안돼요.” 다른 연구라면 참고도의 백1로 힘차게 뻗는 방식이 있다. 그것이면 백4까지인데 좌상귀에는 아직 갖가지 뒷맛이 남아 백이 결행하기 어려운 작전이다. (41…38의 오른쪽. 46…38. 49…38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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