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문 후보자 소신, 국민연금 개혁으로 이어져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기초연금 정부안에 허점이 있을 가능성을 일부나마 인정하는 소신발언을 내놓았다. 문 후보자는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안착시키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을 펼치면서도 부분적으로 정부의 기존 입장과 다른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환영한다. 국민은 소신껏 일하는 장관을 원한다.


문 후보자는 '현세대보다 미래세대에 불리하다는 지적'에도 "사실 엄밀히 보면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어떤 경우든 미래세대에 불리하지 않다는 정부의 강변과 차이가 나는 문 후보자의 답변은 난제 중의 난제인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7년 부분적 개혁으로 고갈 예상시기를 오는 2048년에서 2060년으로 늦췄으나 적게 내고 많이 받아가는 구조는 여전하다. 문 후보자에게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시절 누누이 강조했던 국민연금 개혁을 실행에 옮길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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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잘못 설계된 국민연금은 역대 정부가 개혁을 추진했으나 실행하지 못한 난제다. 힘깨나 쓴다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마저 손도 못 대거나 미완의 개혁에 그쳤다. 문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을 맡아 국민연금을 손볼 수 있다면 박근혜 정부도 업적을 쌓을 수 있다. 국민연금의 전면적 개혁이 성사될 경우 국고를 갉아먹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도 뜯어고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소신을 편다면 정치적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책임장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임장관제는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으나 막상 정권출범 이후에는 총리에서 장관까지 대통령만 바라보고 깨알지시를 수첩에 옮기기 바쁜 게 현실이다. 장관들이 소신을 펼칠 때 꼬인 정치와 막혀버린 각종 입법도 선순환에 진입하는 계기를 맞을 수 있다. 문 후보자는 여당과 당정협의뿐 아니라 야당과 국민을 설득해 개혁 성과를 내는 책임장관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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