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한국 푸대접' 논란
"혜택은 뒷전, 제품가격은 두배"… 소비자 "우리가 봉이냐" 불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이용자에게 주는 혜택에서 한국 소비자를 배제하면서도 일부 제품의 가격은 두배 가량 비싸게 받아 한국 시장과 이용자들을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한국MS에 따르면 MS 포털사이트 MSN은 작년 6월 e-메일 서비스 '핫메일'의 기본 저장용량을 기존 2MB(메가바이트)에서 250MB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MSN은 이후 미국ㆍ영국ㆍ일본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스페인ㆍ캐나다ㆍ호주등 총 9개국 이용자들에 대해 용량 확대 조치를 취했으나 한국은 여기에 들지 못했으며 발표한 지 9개월이 지난 이달까지 용량 확대 일정도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MSN은 각국별 온라인 광고시장 크기와 핫메일 이용자수에 따라 순차적으로 용량확대를 적용하고 있으며 전세계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9개국 중 스페인(약 4천200만명), 캐나다(약 3천만명), 호주(약 2천만명) 등 한국보다 인구가 적은 나라들이 있는 데다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최고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하면 MSN의 설명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MSN은 되레 휴대전화 메신저 서비스인 MSN 모바일 메신저에 월 3천원을 내고 가입하면 핫메일 용량 확대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해 국내 핫메일 이용자들의 불만이커지고 있다.
MS는 또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프심위) 조사 결과 국내에서 '윈도 XP 프로'등 주요 소프트웨어(SW) 6가지를 미국보다 평균 90% 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 소비자는 MS의 봉(鳳)이냐"는 불평을 사고 있다.
한국MS 관계자는 "국내에서 다른 e-메일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어 국내에서 핫메일 계정을 가진 사람수보다 실제 이용자수는 적을 수 있다"며 "이미 용량 확대가 이뤄진 9개국보다 한국 핫메일 이용자수가 더 많다면 본사가 한국에 대해 용량 확대를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프심위의 SW 가격비교 결과에 대해서는 "유통 비용, 법적 규제 등 시장 환경에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여러 나라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데다 MS는 유통업체에 대한 공급가격만 결정할 뿐 소매가격은 관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프심위가 실제 판매가격이 아닌 표시가격을 이용하고 부가가치세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는 등 가격 차이를 확대ㆍ조장하는 방식으로 비교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입력시간 : 2005/03/14 0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