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대통령, 동남아 3개국 순방 성과<br>베트남과 전략적 협력동반자 북핵등 남북문제 해결 기대<br>캄보디아·泰와도 협력 확대 내년 G20 한국개최에 도움
| 이명박(왼쪽 여섯번째) 대통령이 25일 오전 태국 후아힌 두싯타니호텔에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16개국 정상 이 참석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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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은 올해 초부터 주창해온 '신 아시아 외교'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그동안 지리적 인접성에도 불구하고 경제위상에 걸맞지 않게 중국ㆍ일본 등에 크게 뒤처져 있던 이 지역에서 우리 외교의 위상을 한껏 높였을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역내 중심국가로 올라설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 같은 외교적 성과는 내년 주요20개국(G20) 회의 한국 개최와 최근 해빙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북핵 등 남북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부터 엿새 동안 베트남ㆍ캄보디아ㆍ태국을 차례로 방문, 이들 3국을 포함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의 전반적인 협력 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이번 성과는 태동한 지 불과 6개월 밖에 안 된 신아시아 구상이 본격적인 순항 궤도에 안착했음을 보여준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김은혜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번영의 동반자인 아세안과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를 본궤도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첫 순방국인 베트남에서부터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들였다. 이 대통령은 응우옌민찌엣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관계를 '동맹 관계' 바로 아래인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무려 2단계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아세안의 정치적 맹주로 평가 받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활용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교 국가'로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베트남과 관계개선은 북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주의 국가로서 북한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베트남이 북한 핵을 포함한 대북 안보문제에 있어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또 베트남의 고속철 건설과 하노이 홍강개발계획을 포함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보장 받았다.
캄보디아에서도 한국인의 상용비자 기간 연장, '북핵 그랜드바겐'에 대한 공식 지지 등의 실익이 있었다. 광물자원 개발, 방송 콘텐츠 제작, 범죄인 인도 등으로 협력 분야를 더욱 넓혔으며 캄보디아에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등과 유ㆍ무상 지원을 확대하고 녹색성장 분야를 지원하기로 했다.
과거 이 대통령을 '경제 고문'으로 위촉한 인연이 있는 훈센 총리가 베트남과 같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자고 즉석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 순방국인 태국에서 한ㆍ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잇따라 참석, 한ㆍ아세안 관계를 현행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합의한 점도 성과다.
아울러 오는 2010년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그린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등 협력 및 공조 분야를 확대했다.
이번 회의 기간에는 아세안 정상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난 6월 한ㆍ아세안 정상회의 때보다 눈에 띄게 커졌다고 한다. 이는 G20 정상회의 유치로 더욱 높아진 한국의 위상 덕분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 기간 아세안 정상들에게 "한국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아세안+3 국가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제시해줄 의장국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신흥국의 의견을 대변하는 아시아의 중심국 역할을 할 것임을 누차 강조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