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과 유럽에 현지 생산공장 건립을 잇따라 추진하는 등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 개발-생산-판매 네트워크를 구축, 설계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선진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 현대-체코, 기아-미시시피 공장 설립 추진 = 현대차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약 1조2천억원을 들여 체코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30일 유럽을 방문중인 정몽구 회장이 체코 프라하에서 지리 파로우벡 체코 수상을 만나 현대차의 체코 공장 건설계획을 제안했다.
현대차는 유럽 현지공장에 총 10억 유로를 투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내년 착공해 2008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는 목표로 추진중이며, 현재 공장 건립 후보지로는 프라하 동쪽 약 230㎞ 지점에 위치한 오스트라바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기아차도 미국 미시시피주에 현지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는 현재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미시시피주 등지에서 공장 후보지에 대한 실사 등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연내에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부지 선정에 이어 공장 건립 시기와 규모, 생산 차종 등 세부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 현대.기아차,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 = 현대.기아차가 이들 지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면 그동 추진해온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이 완성단계에 접어든다.
현대차는 1997년 가동을 시작한 인도공장(연산 25만대)에 이어 1999년 터키공장(6만대), 2002년 중국공장(20만대), 그리고 올해 미국 앨라배마공장(15만대)을 차례로 건립, 현재 세계 4개 지역에 모두 76만대 규모의 현지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
또 기아차는 중국에 연산 13만대 규모의 현지 생산법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현재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슬로바키아 공장(2004년말 착공, 내년 하반기 완공)과 중국 2공장(올해 하반기 착공, 2007년 완공)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 해외공장의 생산규모는 모두 89만대.
현대차의 앨라배마공장 가동 이전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전체 생산실적의 14.5% 정도로, 폴크스바겐 62.7%, 혼다 60.9%, 도요타 41.0 % 등보다 크게 낮은 상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해외공장의 생산설비 확충과 신설을 통해 총 생산능력을 내년에는 124만대(현대차 미국공장 15만대.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20만대 추가), 2010년에는 215만대(현대차 중국공장 30만대, 인도공장 15만대, 터키공장 6만대, 기아차 중국공장 30만대, 슬로바키아공장 10만대 추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추진하고 있는 체코공장과 미시시피 공장이 추가 건립되면 해외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250만대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 해외생산 비중도 도요타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
◇ 품질 수준 향상도 주력 = 현대.기아차는 해외 현지공장 설립과 함께 현지 소비자의 취향에 맞은 신차 개발과 품질 향상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29일 슬로바키아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아차 유럽공장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고 품질좋은 차를 만드는 공장으로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내년 기아차 유럽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유럽 고객들과 첫 대면할 때부터 최고의 품질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체계적인 품질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는 이에 맞춰 내년 12월 슬로바키아 공장 완공 이후 첫 생산할 차종을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신규 개발한 1천400-2천㏄급 준중형 세단모델인 ED(프로젝트명)로 결정했다.
기아차는 또 최근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선호사양 등을 고려해 개발한 중국형 모델로, 1천600㏄와 1천800㏄ 엔진을 탑재한 쎄라토를 중국에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도 유럽공장에서는 현지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신규 개발하는 유럽전용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와 함께 각 각의 판매법인이나 기술 및 디자인연구소, 마케팅, A/S 부문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 설계.디자인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현지 고객의 감성과 기호에 맞춘 차량을 판매하고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도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메이커들이 지구촌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는 추세"라며 "지역별 경제블록화로 인한 통상 마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 판매를 통해 세계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체계를 계속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뽀杉?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