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수도권 집값 무차별 급등 '폭주장세'

소외지역·오피스텔 까지 '묻지마 장세' 편승 잔치판<br>중개업소들 "자고나면 뛰어 시세정보 시스템도 마비"<br>"집 살 타이밍 놓쳤다" 곳곳서 무주택자 탄식 쏟아져

수도권 집값 무차별 급등 '폭주장세' 소외지역·오피스텔 까지 '묻지마 장세' 편승 잔치판중개업소들 "자고나면 뛰어 시세정보 시스템도 마비""집 살 타이밍 놓쳤다" 곳곳서 무주택자 탄식 쏟아져 김문섭 기자 lufe@sed.co.kr 관련기사 • "집값 단기 꼭짓점…추격매수 자제를" 서울 강남ㆍ북과 경기ㆍ인천, 중대형과 중소형, 호재와 비(非) 호재를 가리지 않고 집값이 일제히 급등하는 ‘폭주 장세’가 계속되면서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갖가지 세태(世態)가 연출되고 있다. “수도권 집값의 기준은 파주와 검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와중에, 십수년 간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던 지역은 잔치판이라도 벌어진 듯한 분위기다. “이제 내집 마련의 꿈은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무주택자들의 탄식도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한 민간 전문가는 “5대 신도시 개발을 이끌어냈던 지난 80년대 말과 10ㆍ29 대책 직전인 2002~3년에 비견될 만한 ‘묻지마’ 장세인 것 같다”며 “집값이 일제히 오르면 무주택 서민은 물론 1주택자도 결국 피해를 볼 수 있어 후유증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값은 파주ㆍ검단이 정한다= 폭주 장세의 출발점은 지난 9월 분양한 파주 운정 신도시내 ‘한라 비발디’의 분양가였다. 논란 끝에 평당 평균 1,300만원으로 깎였지만 인근 지역은 물론 수도권 전체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뒤따라 터진 은평 뉴타운의 고분양가 논란과 검단 신도시 발표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서울 상계동 미도 37평형을 갖고 있다는 최모 씨는 “주변에서 파주가 평당 1,300만원이면 800만원대인 우리는 1,500만원은 돼야 맞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며 “요즘 들어 조금 오르긴 했지만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종암동 래미안 30평형 아파트를 보유한 박모 씨 역시 “부동산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듣도 보도 못한 검단이란 곳의 아파트값이 서울 도심 인근의 우리 집과 거의 비슷하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잘못돼도 뭐가 한참 잘못된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주거ㆍ교육여건이 뛰어난 강남ㆍ분당ㆍ목동 등지의 집값이 급등할 때는 ‘그러려니’ 했다가 파주ㆍ검단이라는 ‘만만한’ 비교대상이 나타나자 수도권 전체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외지역ㆍ오피스텔도 ‘잔치판’= 일선 중개업소들도 십수년 간 집값 변동이 없던 이른바 소외지역마저 급등 랠리에 합류한 것은 파주ㆍ검단 등으로 인한 ‘착시현상’ 탓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신내동 D공인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도 매물이 없고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세가 늘어나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그래도 고분양가 논란이나 신도시 발표의 영향으로 여전히 집값이 매우 싼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에서 10월 한달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영등포(3.6%)ㆍ은평(3.4%)ㆍ강서구(3.3%) 순. 집값 안오르기로 유명(?)한 노원, 서대문, 강북, 성북구 등지도 0.7~1.5% 정도 나란히 올랐다. 국민은행의 매매지수 기준시점(2003년 9월) 대비 집값이 마이너스(-)인 서울 중랑구와 의정부ㆍ평택ㆍ화성시마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니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 오르는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잉공급의 여파로 오랜 침체의 수렁에 빠져있던 오피스텔도 집값 상승세에 편승해 상승 폭을 점차 키우고 있다. ◇“집살 때 놓쳤다” 곳곳서 탄식= 지역을 가리지 않는 부동산 잔치 속에 무주택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간다. 다음 까페 ‘아파트값 거품 내리기 모임’의 게시판에는 요즘 “상대적 박탈감, 너무 배가 아픕니다” “참 인생 헛살았습니다” “솔직히 진 것 같습니다” 등의 우울한 제목을 단 글이 부쩍 많아졌다. “거품 투성이, 담합 아파트를 사지 말자”며 한 목소리로 외치던 회원의 상당수도 이런 절망과 탄식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정부의 일제 단속후 한동안 잠잠하던 아파트값 담합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신고’도 늘고 있다. ◇부동산도 불야성… 시세 시스템은 마비= 집값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지만 중개업소들의 속내도 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루종일 매수ㆍ매도 문의와 상담만 넘쳐날 뿐 호가급등으로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상담전화가 올 때마다 중개업자들이 먼저 꺼내는 공통된 얘기는 “(인터넷상의) 시세표는 무시하라”는 것.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오르고 있어 시세정보 시스템 자체가 마비됐다는 뜻이다. 게다가 인천 검단과 경기 파주, 구리 등 아파트값이 일주일새 2~3%씩 폭등하는 지역에서는 계약해지 요구가 속출하고 투기조사마저 진행돼 차라리 문닫고 쉬는 게 낫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입력시간 : 2006/11/0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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