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선수들에게 마지막 기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16강에 도전하는 축구 대표팀의 옥석 가리기가 최종 평가 단계로 접어들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6~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허 감독은 국내파와 일본 J-리거들을 중심으로 실전 평가를 치르며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의 윤곽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동국(전북), 노병준(포항) 등 국내파 공격수와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 등 '젊은피'들이 7일 오후7시15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홍콩과의 대회 1차전에서'허심(許心)' 잡기에 나선다.
◇이동국, 골 가뭄 해소하나=지난 1월 열린 잠비아ㆍ핀란드ㆍ라트비아와의 국가 대항전에서 한국의 득점(5골)은 모두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기록했다. 이동국, 노병준, 김신욱(울산) 등 공격수들은 득점 기회에서 번번히 골을 놓쳤다.
김신욱이 대표팀에서 탈락하고 염기훈이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동국은 '골 넣는 공격수'의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인 이동국은 대표팀에서는 지난 2006년 2월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근호가 이동국과 호흡을 맞춰 투톱으로 나서고 노병준이 이청용(볼턴)의 포지션인 오른쪽 미드필더를 맡을 예정이다. 노병준 역시 골로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31살의 나이에 잡은 '늦깎이 국가대표'의 꿈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성용(셀틱)의 포지션에 각각 나서는 김보경과 구자철도 활약 여부에 따라 최종 엔트리 포함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2연패도 노린다=이번 4회 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ㆍ중국ㆍ홍콩이 출전한다. 한국은 2008년 우승을 거둔 데 이어 대회 2연패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관건은 오는 14일 열리는 한일전에서의 승패 여부다. 한일전에서 부담을 줄이려면 대회 첫 상대인 홍콩을 상대로 득점을 최대한 늘리며 첫 승리를 거둬야 한다.
김판곤 전 부산 감독대행이 이끄는 홍콩은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의 실력이지만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실업 선수로 꾸린 한국 축구대표팀을 4대1로 격파하고 우승해 상승세다.
허 감독은 대표팀의 기본 전형인 4-4-2로 홍콩과의 A 매치 11연승의 절대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월드컵을 4개월 앞둔 만큼 선수들의 부상은 주의해야 한다.
한국은 2003년 이 대회에서 이을용이 중국의 거친 플레이에 재활 중인 발목을 걷어차인 아찔한 경험을 했고 황선홍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출전이 좌절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