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美 참전용사 버스비씨, 55년간 간직한 태극기 하남시에 기증


지난 1950년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서울에서 한 시민에게서 건네받은 태극기를 55년 동안 간직하다 2005년 경기도 하남시에 기증한 미국인 참전용사 AW 버스비(83)씨가 경기도 하남시의 초청으로 방한한다. 하남시는 26일 “역사적 의미가 있는 태극기를 하남시에 기증한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한미 간 우의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버스비씨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버스비씨는 27일부터 4일 동안 자신이 기증한 태극기가 소장된 하남역사박물관을 비롯해 국내 역사유적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가 태극기를 기증한 것은 2005년 11월12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고향이자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 아칸소주 주도 리틀록시의 맥아더공원에서 열린 한국전쟁기념광장 기공식 때였다. 태극기를 깃대에 매달고 나온 버스비씨는 기공식 도중 태극기를 한국인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밝힌 뒤 자매도시 대표단으로 행사에 참석한 당시 이교범 하남시장 일행에게 태극기를 전달했다. 이 태극기는 25세의 나이에 미 해병대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고향으로 무사히 살아돌아온 버스비씨가 55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온 ‘보물’이었다. 1950년 9월께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된 버스비씨가 인천을 거쳐 서울로 진격했을 때 서울의 이름 모를 거리에서 빌딩에 있던 시민 한 명이 나와 자신이 몰고 있던 트럭에 다가와 태극기를 주고 갔다. 그는 트럭에 달려 있던 성조기를 뽑아 이 시민에게 주고 그 자리에 태극기를 꽂은 채 전선을 누볐다. 가로 85㎝, 세로 65㎝ 크기의 이 태극기는 명주천에 손으로 그려진 것으로 태극기 4괘의 배치가 지금의 태극기와 달리 ‘감’괘와 ‘이’괘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하남시는 이 태극기의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 문화재청에 근대 동산문화재로 신청했으며 오는 8월 등록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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