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대형 건설업체들이 공식적으로 대주단 가입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중견 건설업체들은 물론 일부 대형사들이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가 대주단 가입 신청을 무기한으로 받는다고 밝힌 가운데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 중 무려 7곳이 대주단에 가입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코오롱건설ㆍ㈜엠코 등 20~30위권 업체 중 상당수는 물론 일부 중견 주택업체들도 굳이 대주단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그리 많지 않고 유동성에도 큰 문제가 없는 만큼 대주단 가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현재 외환은행이 대주주여서 굳이 대주단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도 가입 신청을 하지 않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 5위인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6위), 현대산업개발(7위), 롯데건설(8위), SK건설(9위), 두산건설(11위) 등도 대주단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업체들은 “시장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로는 굳이 대주단에 가입해 채무를 연장하지 않더라도 자금 흐름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이다. 국내 랭킹 상위 10개 업체 중 절반인 7곳이 공식적으로 대주단 미가입을 선언한 셈이다. 하지만 이들 일부 대형사가 대주단 가입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나머지 대형 업체들은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업계 1위인 대우건설과 삼성물산ㆍGS건설도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고 있는 등 10개 업체 중 가입을 결정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A사의 한 관계자는 “당장 자금사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단에 가입하는 것이 불리할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자칫 상당수 대형업체가 빠진다면 (가입 여부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가 빠진다면 가입 신청을 한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게 아니냐’는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00대 건설사의 동시 대주단 가입 신청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대한건설협회 역시 일부 업체의 ‘독자 노선’에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대주단 가입을 하지 않는 것은 업계의 공동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개별 업체의 입장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동시 가입 신청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견사들조차 대주단 미가입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자칫 정부가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과 구조조정을 위해 구성한 대주단이 업계 내부의 갈등과 반목만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C사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어려울 때 남보다 조금 사정이 낫다고 나만 잘살겠다고 발을 빼는 것은 문제”라며 “지금은 함께 어려움을 헤쳐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주단 가입 신청 의사가 없다는 B사는 “정부조차 어렵지 않은 업체는 굳이 대주단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신청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