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사석작전이 있었다

제6보 (49∼64)



흑51은 이세돌의 승부수였다. 안전하게 두자면 참고도1의 흑1, 3으로 아랫쪽 대마를 살려야 되겠지만 백에게 4와 6을 당하면 어차피 희망이 없다. 흑51은 백대마도 아직은 미생이라는 사실을 애써 강조한 수순이다. "너도 덜 살아 있으니까 너무 각박하게 굴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지요. 하지만 백보다는 흑이 더 약한 터이므로 백은 이 경고를 무시할 겁니다."(윤현석) 과연 콩지에는 이세돌의 경고를 싹 무시해 버렸다. 백52로 몰아 흑대마의 안형을 없애면서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 적극책으로 나왔다. 흑 53 이하 63까지는 일방적인 유랑의 수순이다. "완전히 스타일을 구기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쫓겨서는 벌써 패색이 짙어 보입니다."(김만수) 흑은 공배만 두면서 허겁지겁 도망치고 백은 새로운 외세를 힘 안 들이고 장만한다. 게다가 흑대마는 여전히 미생이다. 흑55로 살자고 한 수순이 문제였다. 중국선수단의 총감독 마샤오춘은 이 수가 패착이었다고 단언했다. 지금은 사석작전을 펴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것. 참고도2의 흑1로 젖히고 계속해서 3, 5로 두었더라면 백도 장담할 수 없는 바둑이었다는 주장인데 나중에 이세돌도 무릎을 치며 수긍했다. "이세돌이 꼭 이기겠다는 집념 때문에 눈이 흐려져 있었던 모양입니다."(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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