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남북고위급접촉 이틀째 7시간 마라톤 회담…진통 또 진통

대북 확성기 방송·휴전선 일대 군사적 긴장 등 논의

날짜 넘겨가며 협상 이어가…양측 문제해결 의지 강한 듯


남북의 고위급 접촉이 7시간 동안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미소를 지으며 남북 고위급 접촉을 시작했지만 23일 오전 1시 25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틀째 지리한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남북 양측은 회담 내내 수차례 정회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합의한 의견에 대한 최고위층의 확인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지난 16일 북측근로자 임금 문제를 놓고 마주 앉았던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도 정회를 반복하며 12시간 가까이 논의를 갖고도 합의 도출에 실패한 적이 있어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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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공개한 판문점 남북 고위급 접촉 동영상을 보면 김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남측 대표단, 그리고 황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대표단은 평화의 집 로비에서 만나 서로 악수를 건넸다. 평화의 집 회담장으로 이동해 오후 6시25분께 회담을 시작하면서 양측은 미소를 머금고 다시 악수를 건넸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만난 탓인지 얼굴에는 긴장감도 감돌았다.

7시간 가까이 이어진 고위급 접촉 과정에서 남북은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따른 한반도 군사적 긴장과 관련 양측의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시작 전부터 우리측은 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북측은 우리 군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고위급 접촉 진행 상황과 관련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로 진통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양측이 날짜를 넘겨가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 의지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 과정에서 수차례 정회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접촉을 마치는 대로 서울로 돌아와 청와대에서 양측간 협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진행 중이던 22일 오후 8시 55분께 판문점으로 연결된 통일대교에 있는 군 무전과 현지 경찰의 정보망에 “우리측 대표단이 회담을 끝내고 출발했다”는 무전이 날아와 한때 회담이 종료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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