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 단가를 최소 500원 이상 인상한다고 20일 밝혔다.
택배 요금이 인상된 것은 2005년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다른 택배업체들도 가격 인상 움직임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가격 인상은 택배 단가가 유류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져 택배기사들과 협력업체들이 운영난과 생활고로 존폐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대로지스틱스의 한 관계자는 “과당경쟁과 악화된 수익구조로 이탈하는 택배기사들이 급증하는데다 신규 인력충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운임 인상으로 택배기사와 대리점 수익이 개선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배송이 안 되는 ‘택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신규계약이나 재계약 때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다.
택배 시장은 업체 난립에 따른 과당 경쟁으로 산업 자체가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택배업계는 취급물량은 2000년 2억5,000만 상자이던 것이 홈쇼핑,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2012년 14억6,000만 상자로 480% 성장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택배업체 난립으로 출혈경쟁이 시작돼 택배 평균단가는 3,500원에서 2,362원으로 하락했다.
택배비 하락은 개인 사업자로 등록된 택배기사들의 근로 여건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택배기사가 얻는 수익은 배송 물량 한건당 700~1,000원이다. 차량 운영비와 핸드폰 요금 등 일체의 경비를 제하고 나면 실제 손에 쥐게 되는 순수입은 월 150만~200만원에 그친다.
노영돈 현대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이번 가격 인상은 택배 종사자와 고객과의 상생을 위한 결정으로 고사 직전의 택배업계를 살리고 장기적으로는 유통산업 발전과 택배 서비스의 품질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