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기드라마와 광고수익

얼마전 시청률 50%를 상회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모 방송 드라마 `대장금`의 연장방송이 거론되고,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저조한 `왕의 여자`는 조기종영이 검토됐다. 그러나 이 같은 작업은 네티즌들의 시선이 따가운 탓인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있지만, 그 불씨가 아직 꺼진 것은 아닌 것 같다.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연장하려는 방송사의 속내는 광고수입 확보에 있을 것이다.하지만 `인어아가씨` 등 무리한 연장방송으로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은 것을 감안, 되레 다른 면에서 부정적인 요인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시청률은 광고수입과 깊은 관련이 있어 방송사에서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더구나 광고불황기의 시청률은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시청률이 저조한 `왕의 여자`는 회당 팔지 못한 광고금액이 2억원에 이르는 등 해당 방송사에서 많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방송사도 기업이다. 모든 기업이 그러하듯, 방송사도 기업으로써 이익극대화를 목적으로 경영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유치를 위해 당연히 시청률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 방송사 기업이라는 속성 때문에 광고판매도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는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방송의 공적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너무나 무책임한 논리다. 여느 산업과 달리 정부의 `방송허가권`이라는 보호막 아래서 사회의 공기(公器)임을 자처하는 방송사들이 수익논리에 밀려 본연의 공공의 목적이 무너지는 것은 문제라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그 같은 논리는 `TV방송사의 이익만을 위해 편성계획을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는 편성권은 무한대로 존중돼야 하고, 시청자나 광고주들과 맺은 약속은 방송사들의 수입에 득이 되는 선에서만 존중돼야 하는가?`라는 반론에 부딪히게 된다. 사실 3대 TV방송사들은 2002년도에 각각 1000억원에 가까운 엄청난 순익을 냈고, 또한 작년의 경우 거의 모든 매체가 광고목표 달성은커녕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TV광고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 동안 방송광고 판매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일부 대형방송사들은 자신들이 직접 광고영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드라마 `연장방송ㆍ조기종영` 논란을 지켜보면서 적절한 견제장치가 없는 방송사의 직접 영업활동은 자칫 시청률에 따라 고무줄 편성으로 점철되고, 나아가 기업이익에 종속된 방송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 같은 맥락에서 며칠 전 공정거래위원장의 `방송광고시장에 대한 경쟁논리 도입` 주장은 자칫 방송산업에서 매체간 균형발전 보다 `부익부 빈익빈`의 구도를 더욱 강화시키지는 않을지 지켜볼 일이다. <양정록차장(생활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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