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안학교, 공교육 '대안'되나

특성화교육에 지원자 늘고 유명대 합격자 배출도<br>인성·체험활동 강조하며 상급 학교 진학도 대비 인기<br>"아직 재정 열악한 곳 많아 지자체 등 지원 뒤따라야"

#1. 최근 두 명의 전ㆍ편입생을 모집한 경기도 성남의 이우중학교에는 남녀 각각 44명씩 총 88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중학교 전ㆍ편입생 모집에 이처럼 많은 학생이 지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 경남 산청에 있는 지리산고의 2011학년도 신입생 모집 경쟁률은 6대1이었다. 130여명이 지원해 이 가운데 23명을 뽑았다. 지난해 5대1의 입학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지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 학교는 올해 첫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들 학교는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라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 공교육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안학교지만 교육당국의 인가를 받아 학력을 인정받는다. 최규상 지리산고 교무부장은 "인성교육을 강화하면서도 학생들의 진로나 학업 성취도 향상에도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면서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원자가 적어 정원을 채우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학교들이 공교육의 '대안'으로 확실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인성교육과 체험활동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게 하면서도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교과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아 근래 들어 인기가 치솟고 있다. 대안학교는 크게 인가형과 비인가형으로 나뉜다. 인가형은 교육당국이 학력을 인정해주는 곳으로 대안교육 특성화학교와 대안학교(각종학교)로 구분된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는 체험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로 중학교 9곳과 고등학교 23곳 등 전국에 32개교가 있다. 대안학교(각종학교)로는 서울실용음악학교, 탈북자 지원 학교인 여명학교, TLBU 글로벌학교 등 3곳이 있다.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비인가형은 숫자가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신청한 대안학교만 500~600개에 이를 정도여서 전국적으로는 1,0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대안학교들은 2000년대 초ㆍ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교육수준이 검증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원하는 것을 꺼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문제점이 점차 개선되고 차별화된 다양한 교육과정에 대한 수요 증가와 맞물려 초ㆍ중ㆍ고 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병환 순천대 교수는 "학부모들은 학업 성적 위주의 교육을 통해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시키려는 욕구와 기존의 규격화된 교육틀에서 벗어나 바른 인성을 갖추고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해주려는 욕구를 동시에 갖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의 교육 및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기존 교육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대안교육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립 대안학교가 늘어나고 대안학교 설립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생겨나는 등 대안교육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대다수의 대안학교들은 열악한 재정 문제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수는 "비인가 대안학교들은 교육당국의 규제와 간섭을 받지 않고 교육철학에 따라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재정지원을 거의 받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면서 "다문화 가정이나 탈북자 자녀, 저소득층 등 소외 계층의 교육을 대안학교들이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자체나 기업들의 후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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