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자증권 씨름단의 해체로 금융기관이 사회적의무를 외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일은행이 외국계 은행에 매각되면서 이 은행 소속 양궁팀의 향후 진로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양궁팀 운영난에 허덕이던 충청남도(도지사심대평)의 요청으로 충청남도체육회 소속 선수 4명을 지난해 6월 영입, 양궁팀을 창단했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 2관왕인 한승훈(32) 선수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2관왕 홍성칠(25) 선수 등이 몸담고 있는 제일은행 양궁팀은 창단 4개월만에 잇달아 열린 전국체전과 제8회 실업연맹회장기 실내양궁대회에서 남자부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는등 창단 초기부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대한양궁협회는 지난 19일 어려움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이들에게 2004년남자부문 우수단체상을 수여하며 격려했다.
연이은 쾌거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이들의 앞날은 그러나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팀을 운영하고 있는 제일은행이 영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매각됨으로써 인수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팀의 존폐 여부에 대해 새 주인인 SCB가 아직 아무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 10일 SCB가 인수사실을 공식발표한 이후 SCB와 상견례를 겸하는 만남을 몇차례 가졌으나 양궁팀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전해들은 바가전혀 없다"며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가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팀의앞날은 상당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홍만과 김경수, 백승일 선수 등 전.현 천하장사 3명을 보유해 신창건설, 현대삼호중공업 등과 함께 민속씨름의 명맥을 이어오던 LG투자증권 씨름단은 우리금융지주가 작년 9월 모기업인 LG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대상에서제외되는 바람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이달초 해체됐다.
이 과정에서 최홍만 선수는 씨름계 은퇴와 함께 일본의 이종격투기 대회인 'K-1'진출을 선언해 국내 씨름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