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닫혀진 지갑…연말경기 '실종'

백화점 매출 내리막·할인점 성장둔화…카드소비도 둔감백화점ㆍ할인점 등 유통업계는 연말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자 저마다 대책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카드업계도 내년에도 특별히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 벌써부터 긴축경영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곡소리 나는 유통업계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사실은 썰렁한 백화점 매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예년 이맘때 백화점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거렸지만 올해는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백화점들은 지난 6월 월드컵 당시 매출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을 때만 해도 느긋한 표정이었다. 월드컵이 끝나면 다시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그러나 백화점업계의 예상과 달리 움츠러든 소비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일부 업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역신장을 하는 곳도 생겼다. 한편 결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해외명품 소비도 줄고 있다. 명품은 외환위기 때도 매출이 늘어났을 만큼 경기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롯데백화점 본점 1층 명품매장의 경우 이달 들어 12일까지 매출은 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억원에 비해 도리어 줄어들었다. 명품의 주요 소비자가 일부 특수계층을 제외하고는 30대와 2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성세대뿐 아니라 젊은 층까지 꼭꼭 닫은 지갑을 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업계도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의 불똥을 피해가지 못했다. 할인점은 그동안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해 할인점 매출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상반기만 해도 10%를 웃돌던 이마트ㆍ롯데마트ㆍ홈플러스 등의 기존점포 매출증가율은 10월부터 둔화되기 시작, 지난달에는 2∼6%에 그쳤다. 이마트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할인점에서도 매출 둔화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소비도 내리막 매달 꾸준히 증가했던 신용카드 이용액도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ㆍ경품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 회원수와 이용액이 가장 많은 비씨카드의 11월 물품판매 이용액은 줄어들었다. 아직 11월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카드사들도 비씨카드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사치성 소비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씨카드가 11월 한달 동안 카드이용액을 가전ㆍ의류ㆍ홈쇼핑ㆍ음식점ㆍ건강식품ㆍ유흥주점ㆍ백화점ㆍ대형할인점 등 8개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건강식품(-15%), 유흥주점(-6.9%), 대형할인점(- 2%)에서의 카드이용액이 10월보다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11월과 올 11월을 비교해보면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비씨카드의 물품구매액은 지난해 11월 4조2,325억원에서 올해 5조404억원으로 19%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업종별로 보면 같은 기간 동안 가전제품 판매액은 9.5%가 줄었고 건강식품의 경우 44%나 감소했다. 백화점(-10.3%), 유흥주점(-8.9%), 의류(- 3.6%)도 줄어들었다. 임동석기자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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