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味를 아는 美人잡아라] "20대女心 입맛 공략"

최근 수 년 동안 식품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면서 업체들의 제품 전략도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껌 한 통, 음료수 한 잔을 사 마시더라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는건강지상주의가 최근 1~2년 사이 소비자들 사이에 무서운 속도로 번져 가는가 하면, 날로 심해지는 출산율 저하로 인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요 타 깃층으로 삼아 온 제과업계나 유업계 등은 소비인구의 절대 감소라는 난제 를 떠안게 됐다. 여기에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따른 외식 문화 확산,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 먹거리와 생활수준 향상으로 날로 고급화되는 소비자들의 입맛 등 식음료업계가 장기적으로 부딪치게 된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같은 변화의 물결 속에서 성장의 돌파구 찾기에 나선 식음료 업계는 제 품 고급화와 타깃 소비층 확대에서 저마다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몸에 좋다는 기능성을 강화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과거에는 틈새 정도로 여겨 왔던 소비층을 주요 타깃으로 지목해서 집중적인 공략을 벌이기 시작 한 것. 출산율 저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유업계는 성장기 어린이를 주요 소비 층으로 하던 우유 제품이나 아기용 분유 시장이 정체 국면에 빠지자, 어른 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기능성 우유와 가공유, 발효유 등을개발해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음료 및 제과, 빙과업계에서도 최근에 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 보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담백한 맛 에 건강까지 고려한 제품이 신제품 출시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상태다. 특히 식음료 소비를 새롭게 주도하는 20대 전후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는 주목할 만 한다. 과자 시장에는 여성용 제품군을 별도 로 편성할 수 있을 만큼 여성들을 겨냥한 제품이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여성 취향에 맞게 맛과 향이 부드럽고 향긋하며, 포장디자인과 형태도 파스텔 색상과 곡선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롯데제과의 경우 직장 남성들이 주요 소비층이던 ‘목캔디’를 복합과일향으로 만들어 젊은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고농축 비타민 제품인 ‘씨-박스’와 ‘비타박스’ 등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제품이 전략제품으로 속속 부상중이다. 껌 부문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풍선껌이나단 맛이 강한 제품 대신 기능성 껌이 시장을 주도한 지 이미 오래. 특히 치아건강 기능 일변도이던 기능성 껌이 다변화하면서 삼립식품이나오리온 등은 체지방 감소 등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값비싼 여성용 틈새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제품 성향이 바뀌면서 TV CF나 광고포스터 역시 예전의 제과 선전처럼 아이들이나 개그맨 등을 기용하기 보다는 10대 여학생들의 우상이라 할 수 있는 스타들을 등장시켜 성인 취향의 이미지를 고착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과자류의 주소비층이 여성들임에도 불구하고 정 작 여성 전용 제품이라고 내세울 만한 제품이 없었지만, 소비층이 더욱 세 분화되고 니즈도 다양해지면서 앞으로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공업계의 경우 성장기 청소년은 물론 성인 남녀층, 특히 아름다움에 관심이 높은 여성들을 잡기 위한 제품 개발에 여념이 없다. 올들어 줄줄이 출시된 녹차 우유나 발아현미 등 가공우유와 떠먹는 요구르트 등이 대표적 인 경우. 지난해 롯데햄우유의 ‘검은콩우유’가 촉발한 가공유 인기가 웰빙을 지향하는 새로운 소비를 일으키며 성인 소비층 시장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래, 다이어트 효과를 강조한 제품이나 고기능 저칼로리를 내세운 제품,간단한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발효유 등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있다. 일부 업체들은 피부미용 성분 등을 함유한 기능성 음료나 주스를 내 놓아 본격적으로 여성 시장 형성에 나섰다. 출산 정체로 위기를 맞은 유업 계가 고기능을 앞세워 성인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셈이다. 음료시장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미용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기능성 보강 음료,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다이어트 효과를 내 세운 저칼로리 음료 등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는 추세. 톡 쏘는 맛이나 자극적인 단 맛을 배제하고,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과 몸에 좋은 성분, 칼로리를 억제한 여성 취향 제품이 업체들의 전략 상품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밖에도 대표적인 야식거리인 라면은 밀가루 면을 기름에 튀긴 기존 제품에서 여성들이 좋아하는 생면 스타일로 출시되는 경우가 부쩍 늘었으며, 식물성 원료인 곤약을 사용한 초저칼로리 면 제품도 출시되는 등 애당초 여성 소비자만으로 타깃을 특화시켜 내놓는 식사 대용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의 마케팅 담당자는 “소비자의 취향과 특성에 맞는 타깃별 브랜드 개 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본인 스스로의 자발적인 동기에의해 구매가 좌우되는 자유로운 20대 여성을 위한 마케팅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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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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