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금융권 집담보 대출 퍼주기

땅·상가 등 부동산에 역류… 부작용 우려 모은행 지점장인 한모(55)씨는 최근 노후 대비용으로 모 캐피탈사에서 6억1,000만원을 대출 받아 수도권 아파트 내 상가를 분양 받았다. 한씨가 자기 은행 대신 캐피탈사를 이용한 것은 주택 담보 대출금이 훨씬 많기 때문. 서울 송파구에 8억원대 집을 갖고 있는 한씨는 은행에선 집값의 40%도 안 되는 2억7,200만원에 그치는 데 반해 캐피탈에서는 시세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10ㆍ29부동산 대책으로 은행 등 제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고 40%로 대폭 축소됐지만 정부의 통제가 용이하지 않은 보험사, 캐피탈업체, 상호금융 등 제2 금융권들은 여전히 기준을 초과하는 고액 대출을 해주고 있다. 특히 이렇게 대출받은 돈이 대부분 토지, 상가 등 부동산으로 재유입되고 있어 정부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D생명은 경기 기흥의 모 아파트 벽보란에 시가 2억5,000만원하는 아파트를 담보로 1억7,000만원까지 주택 대출을 해준다는 광고전단을 붙여 놓았다. 인근의 C캐피탈사도 이 아파트 시세의 80%인 2억원까지 대출을 해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의 H생명은 시가 3억3,000만원대인 38평 아파트에 대해 시세의 60%인 1억8,500만원까지 연리 8%에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들은 대출액을 늘리는 대신, 은행권에 비해 1.5배 가량 높은 10%대의 고금리를 조건으로 걸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자금의 상당 부분이 상가, 토지 등 부동산으로 재유입 된다는 점이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10ㆍ29대책으로 아파트 등 주택시장이 급냉하는 반면, 신행정수도 이전, 고속철 역세권 개발, 서울 강북 뉴타운 지정, 그린벨트 해제 등 토지분야에 호재가 잇따르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부 보험사나 캐피탈사 대리점의 경우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와 협력해 토지 매입을 부추기며 대출을 주선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공사가 11,12월 실시한 남양주(57대1), 원주 구곡(33대1), 양산 물금(18대1)의 조성용지 공급은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토공이 최근 실시한 서울 등촌동, 경기 포천ㆍ남양주시 아파트 단지내 상가 분양에서도 평균 낙찰률이 122~176%에 달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제2금융권은 아직 기준(40%)의 2배에 달하는 고액 대출을 해주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한 이런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태훤기자,송영웅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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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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