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그렇지 않다, 中 성장세는 서서히 멈춘다

■ 넥스트 디케이드 (조지 프리드먼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br>한국, 동아시아서 핵심 역할 담당<br>日, 사회불안 줄이고 긴축 견딜것<br>美, 러와 관계증진에 적극 나서야



10년 전의 미국은 지금과 달랐다. 세계 최대 강대국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역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10년 후 지금의 미국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놓였다. 10년 뒤 미국의 모습, 그리고 미국의 정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세계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국제정세 분석가이자 세계적인 싱크탱크 스트랫포(Stratfor)의 대표인 조지 프리드먼이 21세기를 좌우하게 될 앞으로의 10년 동안 전 세계 6대륙에 발생하게 될 세계 정세와 권력 이동을 예측했다. 저자는 미국이 과연 테러리즘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과 자연 재해 및 경기 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 재정 위기에 빠진 유럽 연합의 모습은 어떻게 될 지 분석한다. 저자는 중국의 10년에 대해 회의적이다. 쉬지 않고 성장을 거듭한 중국이지만 13억 인구 중 10억 명 이상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수준과 비슷한 가난 속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중국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존립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점과 내부에서 상승하는 임금과 실업률 등이 다음 10년 안에 지금까지 이룩해온 성장을 서서히 멈추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사회적 불안을 최소화하면서 긴축을 견딜 수 있는 나라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위기에 처하면 동아시아의 위협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계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10년은 새로워 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전통적인 양대 강국의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개입하게 되면 그런 변화 속에서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지금까지 유지해온 한-미 관계를 좀 더 견고하게 다지는 시기가 된다는 의미로, 저자는 한국이 지역 내에서 가시 같은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는 미래 한반도 통일 이후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재정의할 때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슬람 세계에 대해서는 점점 평화로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9ㆍ11이후 10년간 '테러와의 전쟁'에만 집중했던 미국의 관심이 다시 세계적인 전략적 이해관계에 대한 관심으로 복귀함에 따라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계 질서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인류는 테러리즘과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이 유라시아 대륙과의 관계 재정립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묶여있는 동안 러시아의 영향력이 회복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러시아와 마주치게 됐으므로 앞으로 러시아의 관계증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탈출구를 모색하면서 분열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1993년 출범한 유럽 연합(EU)은 약소국들의 취약한 경제상황에 대한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강대국 때문에 위기를 겪고 있으며 앞으로 10년간 유럽연합이 분열의 시기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자가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은 이미 '의도치 않게' 제국의 반열에 들어섰기 때문에 다음 10년을 위한 정책에 필수적인 항목 가운데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이 '균형 잡힌 세계전략'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대 로마제국과 100년전 대영제국의 사례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 저자는 미국이 상대를 동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요인은 아메리카제국이 태생적으로 분열적이며 간섭적인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상대 국가에게 이익을 줄 때나 위협할 때만 한 발짝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힘은 큰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만 본성적으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미국이 규모와 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은 자신의 분열적인 특성을 사려 깊게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1만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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