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과주의와 그 평가

최근 많은 선진국들의 정부혁신과제중의 하나는 그 업무에 성과주의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막상 성과주의가 얼마만큼이나 널리 보급되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왜 성과주의가 이처럼 푸대접을 받게 되었을가? 이것은 무엇보다도 성과주의 평가방법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인 것 같다. 즉 업무성과는 반드시 숫자로 평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공공행정의 어떤 업무들은 계량화(quantitative)가 불가능하므로 성과주의제도 자체를 도입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개량화가 쉬운 수학이나 화학성적평가와 더불어 계량화가 어려운 미술이나 음악의 성적을 평가하는 일을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따라서 평가의 방법에는 계량적인 것도 있고 또한 계량화가 불가능 경우에는 이른바 정성적(qualitative) 평가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생활에서 사물과 사태를 관찰하고 평가함에 있어서 계량적 평가보다는 정성적 평가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가장 가까운 예가 의사의 환자에 대한 진단이다. 물론 최근에는 점점 더 많은 계량적 기기에 의존하고 있으나 아직도 환자에 대한 최종적 평가(진단)는 의사의 정량적 소견이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다른 의사에 의한 제2의 소견(second opinion)을 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의료판단이 아닌가. 따라서 정부의 업무성과의 평가에도 개량화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당연히 정성적 평가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예를 든 학교선생님의 경우 학생들에게는 계량적 평가뿐만 아니라 정성적 평가를 하면서 선생님들의 업적평가에는 똑같은 평가방법의 적용을 거부한다면 모순이 아닌가 싶다. 선생님들의 학교업무를 교과목을 가르치는 일과 학생을 지도하는 일로 크게 둘로 나눈다고 가정할 경우에 계량적 평가가 불가능한 특정한 업무에 대해서는 정성적 평가를 활용한다면 무조건 선생님들의 업무성과 평가가 불가능 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창현<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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